
제주에 정착하기(8)
ㅡ생명,평화,화합의 다신교 사상을 이해하라
미국의 백인들은 수 많은 인디언들을 학살하고 남의 땅에 정착지를 마련하였기에 집안에서 유령이 나온다.죄의식 때문이다.
하지만 제주는 집안에서도 귀신들과 함께 살고 큰 나무,큰 바위,모든 생명체들에 귀신들이 함께 한다.
이 귀신들은 지들끼리도 갈등관계를 엄청 가짐에도 불구하고 어울려서 함께 잘 산다. 그러면서 우리 인간들하고도 어울리며 산다.
거꾸로 봐도 그렇다.
인간이 자연과 함께 어울려서 사는 것이다.남이 보이는 자리든 아니든간에 누군가는 자신을 보고 있기에 언행을 올바르게 하여야 한다.
그런데 다신교 사상의 특징 중에 하나는 신이 전지전능하지가 않다.
그 신이 없을듯한 자리에서는 그 신에 대한 잡담을 늘어놓을 수가 있다.
그러기에 할머니들이 재미있게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귓속말로 소근소근 거릴 때들이 보이는 것이다.
옆에 아무도 없어도 그런다. 혹시나
귀신들이 들어서 소문을 낼까봐 그러는 것이다.
(옛날에는 백 개만 해도 엄청 많은 숫자인데 1만 2천 여 개의 신이 있기에 그렇다)
근래에 강정에서 해군기지 반대활동을 시작할 때 "생명,평화'의 깃발을 내걸었다. 사람들은 그게 천주교 사상이라고 평들을 했지만 실은 이게 제주도민 사상의 일부다.
정말 어려운 말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내공이 나날이 발전을 했다.
요즘 지쳐서 헤메기는 하지만 그 정신은 어디로 도망가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서 살펴보자.
주변에 애기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그 애기에게는 할망신이 항상 따라다니며 보호하고 있기에 부모가 있던 없던간에 무조건 좋은 말만을 하여야 한다(제주인은 성선설이 기본적이기도 하다).만약에 이를 위반할 시는 분명 죽음이다. 그 할망신이 가만히 놔두지를 않는다.
여기서 나와 얽힌 일화를 하나 소개한다.
나는 포크레인을 이끌고 도로주변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들이 많았었는데 가끔 무연고묘들을 건드릴 때들이 있었다.
애기묘들인 경우엔 술이나 따르고 성인의 묘로 보일 때는 절도 했었다.
그래도 헤깔려서 포크레인 기사와 논의하니 '어명이요~!'라고 하면 된단다(ㅡ옛날에는 왕이 죽은 사람도 다스렸으니까).
안되겠다 싶어서 향교에 다니는 어르신에게 축문이라도 찿아달라고 부탁을 했다. 결국은 무슨 주문같은 것을 가지고 와서는 말했다.
아무 쇳조각이나 20여 개를 던지고서는 그 주문을 말하란다.
"경헌디 그 고(축) 뜻이 뭐꽈?"
"나 안했소~!의 뜻이여"
"되수다! 나 식대로 허쿠다"
결국 나는 나 식대로 한다.
"하이구 미안허우다. 나라에서 시킨 일을 허단 보난 영 되버려수다.
조금만 기다리민 곱닥허게 될거우다~"
ㅡ세 가지의 상황대처는 다신교 사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