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정착하기(1)
제주에 정착하기(1)
  • 강방수
  • 승인 2019.01.14 2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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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을 갈르지 말라
강방수 시민기자
강방수 시민기자

제주에서 정착하기(1)
ㅡ곱을 갈르지 말라

제주에선 어영부영 한 것이 최고다.
나와 내가 아닌 것의 구분이 모호하고

내 것과 남의 것의 구분도 모호하다.
이것은 개인주의가 아직 덜 발달되었기 때문이다.
한 편에서는 경계(곱)가 분명 있지만
다른 편에서는 연결이 된다.
괸당,동창,사돈,마을,갑장,아들 친구의 부모들 등으로 엄청 연결된다.

제주에 처음 정착하면 맨 처음에 토지경계를 결정짓는 데서 헤맨다.
토지를 상속받거나 매입한 경우에는 그 경계를 확인하는 권리가 주어지는 것은 맞다.그럼에도 옆 토지주와의 경계는 현재의 돌담이 이미 사회적 합의로 결정된 것이기에 함부로 건드릴 수는 없다.
그렇다면 도로와의 경계는 어떠한가?
측량대로 차지하면 욕을 먹는다.
돌담을 새로 쌓을려고 하면 항의가 들어온다. 이 돌담은 언제쯤에 동네사람들이 합의하에 결정된 것이니 어느 선을 넘지 말라고 하거나
차량이 통과하지 못하니 요 부분은 양보하라고 할 것이다. 이 때에 조금이라도 양보를 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적들이 동네에 생겨난다.
자신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이미 자기와 원수가 되어있는 무서운 상황이 펼쳐진다.

옛날에 신도리쪽에는 돌담이 없어서 경계를 표시하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단다(조선시대?). 그래서 센 놈은 계속 농토를 넓혀가고 약한 놈은 좁아졌단다.
그래서 공정을 기하기 위해 동네에서 관리를 임명해서 해마다 농토의 경계를 확정짓게 했다고도 한다.

곱을 갈르지 말라는 말은 꼭 땅의 경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가령 정치적 입장이 틀리더라도 원수처럼 지내지 말고 가능한 곳까지는 대화를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제주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제주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Tag
#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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