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시인 시시콜콜 제주살이(26)
농부시인 시시콜콜 제주살이(26)
  • 서귀포방송
  • 승인 2019.03.2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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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정희성 농부시인

그제 장맛비처럼 세찬 비가 내리더니 어젠 제대로 영등바람이다. 서울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조카가 바람 쐬러 제주에 왔다. 제대로 바람을 쐬게 해준 하루다.

서귀포사람은 보통 서귀포에서 논다. 조카 덕분에  월정리 지나 함덕까지 가본다.

종달 하도 세화 지나 평대 바닷가에서 세찬 상승 기류에 몸을 맡긴 갈매기 무리를 만났다. 넙치 양식장에서 물 빼는 시간, 휩쓸려 나오는 넙치를 노리는 노회한 사냥꾼의 기다림이다. 편대비행을 하듯 어깨를 나란히 한 세 마리가 유난하다.

한동 월정 김녕 조천 지나 동복리 곰막에 잠시 들러 회덮밥으로 요기한다. 옛주인이 삼 년 만에 돌아온 덕분인지 맛과 정성이 되살아났다.

함덕 바닷가까지 둘러본 후, 번영로를 타고 귀가했다. 요즘 월정리든 함덕이든 이름난 곳에 들르면 느끼는 것인데 내국인 관광객이 주류라는 점이다. 관광수지 쪽은 모르겠으나 관광지 분위기가 차분해진 것만은 틀림없다.

사흘 전 귤밭 전정을 시작해 놓고도, 조카 덕분에  마음이 한갓지다. 영등바람도 핑계가 좋다. 이번 주말까지만 간세다리로 놀멍쉬멍하리라. '재 너머 사래 긴 밭'이 얼치기 농부를 기다리고 있음에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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