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디
문상금
새벽이면
늘 마디를 만나곤 했다
늦봄 대나무 죽순 밭에서
밤마다 쑥쑥 푸른 꿈처럼 솟아오르는
그것들을 분질러 껍질을 벗기고 칼처럼 빼어들면
마디 생채기마다 피처럼 흘러내리는 죽순 물
땅 속에서 묵히고 묵혀
돋아난 어린 순을
무참히 꺾여버린 그 비통함을
오히려 영롱한 이슬 같은 것으로
되살리고 있었던 죽순 밭에서
그 피투성이의
숱한 마디들
아, 산다는 것은
맑은 물 한 방울 빚는 일이다
*전성순 약력 *
2023년 6월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 개인전
2023년 8월 감귤박물관 기획전시실 개인전
pabioo@hanmail.net
* 문상금 시인 약력*
○ 1992년 심상지 <세수를 하며>외 4편으로 등단
○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심상시인회, 제주펜클럽, 제주문인협회, 서귀포문인협회 , 한국가곡작사가협회 , 숨비소리 시낭송회 회원
○ 서귀포문학상 수상
○ 시집 ‘겨울나무’ ‘다들 집으로 간다’ ‘누군가의 따뜻한 손이 있기 때문이다’ ‘꽃에 미친 여자’ ‘첫사랑’ '루즈 바르기' '시지. 시대의 빛과 바람에 뜻을 새기다' '하논' 펴냄
○ (현)제주 심상시인회 회장
○ (전) 작가의 산책길 해설사회 회장
○ (전) 서귀포문인협회 회장, 숨비소리 시낭송회 회장
○ E-mail : msk08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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