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시인 시시콜콜 제주살이(4)
농부시인 시시콜콜 제주살이(4)
  • 서귀포방송
  • 승인 2019.02.0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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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정희성 농부시인

농부시인 시시콜콜 제주살이(4)

옛 이름 두모악, 한라산이 오늘따라 더 성스럽다.

"언제 같이 등산 한번 해요?"

명산대천을 두루 다니는 산객들이 가끔 내게 권한다.

"한라산은 오르는 산이 아니고 우러러보는 산이에요!"

십 년 동안, 백록담 정상까지는 한번, 영실 쪽으로 윗세오름까지 두 번, 한라산을 감히 밟았다. 그때마다 파김치가 된 기억이 생생하므로, 누가 한라산 같이 가자면 파르르 놀라기부터 한다. 그래서 꾀를 낸 게 '우러르는 성산' 타령이다.

제주 지형에 익숙지 않은 분들은, '저 곳이 한라산이에요.'하고 가리키면 대개 고개를 갸웃한다. 성산읍이나 표선면 같은 동부 쪽에서는 한라산이 아스라이 그리메를 보여주는 날이 더 많기에 높이를 가늠하기 쉽지 않은 탓이다. 더러는 멀찌감치 흐릿하게 보이는 산을 가리키면 '저렇게 낮아요?' 하는 호방한 분도 있다.

1950미터, 한수 이남에선 가장 높은 산인데...

볼일이 있어 제주시로 넘어가다가, 성읍쯤에서 발길이 멈췄다. 새벽에 내린 비로 산허리에 둘린 구름이 더욱 신비롭다.

오늘 날씨, 파스텔톤으로 촉촉히 가라앉은 겨울 들판이 어쩌나, 봄날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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