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정희성 농부시인
농부시인 시시콜콜 제주살이(8)
빨래를 걷는데, 담장 너머로 시제이대한통운 아저씨가 작은 상자를 넘겨준다. 냉큼 열어보니 탁상달력, 다이어리와 손크림이다.
매년 제자 원 차장 내외가 보내주는 신년선물이다. 손크림은 아시아나 국제선 부사무장인 원 차장의 처가 농부가 된 남편의 선생을 생각해 이국땅 어디에서 시간을 내고 정성을 담아 챙겨온 것이리라. '선생님, 손크림은 북유럽 것이 좋아요.' 두 사람의 목소리까지 따라온 것일까? 상자를 열자,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이제 다이어리를 받았으니 내 한 해는 비로소 시작이다. 이십 일 동안 메모지에 끼적거려 놓았던 것을 옮겨 적고, 1년 동안 해야 할 일, 해보고 싶은 일과 같은 '작심'도 기록해 둘 것이다. 그러면서 소망이라는 이름의, 사실은 내가 올 한 해 동안 벗과 이웃들로부터 받을 사랑을 기록해 나갈 것이다.
확실한 것은, 올해도 내가 줄 사랑보다 받을 사랑이 더 큰 쪽으로 저울추가 기울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오늘 날씨, 따사롭고 맑다.
어제 제주지법에서 열린 원희룡 지사 공직선거법 위반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원을 구형했다. 1심 선고는 2월 14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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