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정희성 농부시인
농부시인 시시콜콜 제주살이(12)
제주 산간지역에 폭설이 내린다는데, 신풍리엔 봄비 같은 겨울비가 내린다. 매화 꽃송이가 부쩍 늘었다.
아내가 성산일출봉 쪽에 일이 있다고 해 냉큼 따라나서 성산읍사무소에 들렀다. 농지원부 한 통 떼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무려 십오킬로 사십리 길이다. 보통 십리 바다 쪽 표선면 표선리가 생활권인데 특정공무 관련은 어쩔 수 없이 읍사무소로 가야 한다.
요즘은 농지원부도 '정부24'에 접속, 인터넷 발급이 가능한데 입도 초기 임대했다가 지금은 활용이 끝난 밭이 아직 농지원부에 남아 있어 정리차 나선 길이다.
귀가하니, 마침 전해수 평론가가 카톡으로 웝진 월간 공정한시인의사회에 보낸 신작 졸시가 편집된 인터넷 주소를 보내준다. 류미야 주간께 감사 글을 문자로 보내고 차분히 내 시를 남의 시 읽듯 읽어본다. 가네코 후미코를 탐독하는 중이라, 슬그머니 모티브로 삼았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내 글이나 시보다 인물 사진이 좋다. 종가 사진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이동춘 사진가가 찍고, 젊어보이는 얼굴로 보정까지 해준 것이다.
그 새를 못 참고 손전화가 울려 받아보니 한국통신 여직원이다. 드디어 신풍리에도 기가지니가 서비스된다고 알려준다. "안내해 주신 대로 해주세요. 고맙습니다." 십년 단골이라 추가 부담도 적다니 마다할 일이 아니다. 창고 사랑채에선 인순이도 달았다는 접시안테나 위성채널로 TV를 본다. 신풍리도 서귀포 깡촌이 아니라 남 누리는 혜택 다 누리는 멀쩡한 아이티 강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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