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정희성 농부시인
농부시인 시시콜콜 제주살이(11)
모두 이백칠십이 장, 오늘 백 장 가량을 깔아 마무리한다. 사흘간 바람이 거세고 차 미뤄두었던 '보도 블록' 작업을 아침나절에 끝냈다. 너비 두 자 반, 길이 스물 두 자 시멘트벽돌길이 그럴 듯하다.
꽃샘추위라 매화는 더욱 곱다. 스무 송이 가량 벙글어 벌을 부르고 있다. 소꼽장난 같은 걸상에 앉아 꽃구경 핑계로 잠시 숨을 고른다.
하귤 사이로 햇빛이 따사롭다. 오늘 날이 좋으면 새별오름에 오를 것이라는 정 선생 부부 생각이 난다. 박 대장, 송 이사 내외는 어제 상경했다고 한다. 일요일 저녁, 십수 년 만에 만난 동문 후배 넷과 두 분의 제수씨 덕분에 행복했다.
구좌 종달리에서 한달살이를 마치고, 내일 상경한다고 동화작가 백 선생이 안부전화를 했다. 동쪽 한 자락에 별채를 지어 벗들에게 하룻밤 묵고갈 수 있게 해주고 싶은데, 형편이 닿지 않아 마음만 시리다.
오늘 제주신문 큰뉴스는 감귤값 하락 등 소득감소와 지출 과다로 농가의 시름이 늘고 있다는 내용이다. 한라봉, 천혜향 같은 만감류도 가격이 예년보다 떨어져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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