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화살표 청년과 친절
[기고] 화살표 청년과 친절
  • 서귀포방송
  • 승인 2023.07.3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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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준, 서귀포시 대천동
고석준
고석준

10여 년 전 인터넷 상에서 ‘화살표 청년’이라는 인물이 화제를 끈 적이 있다. 취업준비생이었던 그는 서울에서 버스를 이용하다가 자신이 타는 버스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알 수 없어서 종종 불편을 겪었다.

이 불편이 자신만이 아니라 모두가 겪는 불편이라 생각해 버스 정류장의 노선도에 자비로 버스의 진행방향을 알려주는 화살표를 붙이기 시작하였고 이러한 선행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아 여러 매체에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그런 그가 다시 주목받는 일이 생겼는데 그의 봉사정신을 눈여겨 본 현대자동차에서 2013년 그를 회사의 사회공헌팀 사원으로 채용하였기 때문이다. 여기까지가 세상에 많이 알려진 화살표 청년의 이야기이고 그 이후 그의 근황을 찾아보니 봉사활동과 사회공헌 업무 사이의 괴리를 느껴 입사 4개월 만에 현대자동차를 퇴사하였고 현재는 새로운 적성을 찾아 의약품 회사에서 새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그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한 명의 공직자로써 많은 점을 느끼게 된다. 자신이 겪는 불편에서 이를 생각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도 다 이런 불편을 겪지 않을까 하는 생각의 확장과 현재의 불편을 그대로 지켜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남들을 위해 이 불편을 해결하는 생각의 실천이다.

당시 취업준비생이라는 힘든 상황에서도 남을 생각하는 친절한 마음으로 화살표를 붙이기 시작한 후 취업이라는 큰 행운이 찾아 온 것처럼 나도 남을 생각하는 친절한 마음으로 작은 행동들을 하다 보면 큰 결과 오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심지어 그의 친절이 버스 노선도에 화살표를 표시하는 서울시의 시책으로까지 실제로 반영되었다고 하니, 좋은 선행을 시책으로 반영시킬 수 있는 공직에 종사하고 있고 나는 그의 이야기가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의지를 갖고 있으면 마침내 이룬다는 뜻의 사자성어인 ‘유지경성’처럼 앞으로 친절을 마음에 담고 주위를 둘러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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