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광수 민정수석 낙마, 통탄할 일이다.
[기고] 오광수 민정수석 낙마, 통탄할 일이다.
  • 서귀포방송
  • 승인 2025.06.14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용석, 노무현 참여정부 청와대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서귀포방송 회장
이재명 대통령 인사 무엇이 문제인가?

부동산 차명 보유 의혹 등으로 논란이 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결국 낙마했다.
필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고 분노가 머리끝까지 뻗쳤다.

더불어민주당 주요 인사들에게 ‘국가인재 정보위원회’를 설치하고, 플럼북 시스템을 시행하라고 수차 건의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은 75세 노인인 필자가 감히 아는 척하는 것이 매우 불편했던 것일까? 한 놈도 귀담아 듣는 놈이 없었다. 쌍욕이 저절로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지 열흘에 불과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몽골기병식 현안돌파 작업은 ‘눈이 부시다’고 할만하다. 이재명 정부는 각 분야에서 단기간에 뚜렷한 성과를 내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재명 정부는 다르다.” “대통령 잘 뽑았다.” “이게 나라다“ 등등 명비어천가가 장안에 가득하다는 것이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대통령 인사’다.
‘동교동’, ‘상도동’을 아시는지 모르겠다. 정치권에서 이동네 이름은 김대중, 김영삼 정치지도자들이 살던 곳이다. 왜, 이런 이름이 생겨났는가? 필자도 동교동을 여러 차례 방문했었지만 이곳에서 ‘공천-대통령 인사’가 이뤄졌던 것이다. ‘공천’을 따기 위해서는 전국의 정치 지망생들이 김대중 김영삼 두 분의 눈도장을 받아야 했던 시절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러한 안방정치(가신 정치)를 타파하기 위해서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에 ‘인사수석실‘을 설치했던 것이다. 필자도 어찌어찌 하다가 노무현 참여정부 청와대 대통령실의 초대 정무직 인사비서관을 지냈다. 인사에 문외한이었던 필자는 바쁜 와중에도 세계 여러나라의 인사시스템을 찾아 공부하면서, 인사추천 업무도 병행했던 것이다. 

당시 필자가 주목한 것은 ’플럼북‘이었다. 플럼북은 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공직자 리스트다. 플럼북 정신은 대통령의 공직인사에 대한 책임성을 높이고, 권한의 자의적 남용을 막자는 데 있는 것이다. 

필자는 재직기간 중에 한국판 플럼북을 만들었다. 그러나 필자 퇴임한 이후 이러한 자료는 청와대에서 사라졌다. 가슴 아픈 현실이지만 저간의 사연을 자세하게 말하지는 않으련다. 
아무튼 필자는 퇴임 이후에도 플럼북을 여야가 합의해서 제도화하는 일에 많이 쫓아다녔는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무엇보다도 플럼북의 최고 강점은 평상시에 공직의 인사파일을 축적한다는 데 있다. 인사자료를 축적하면 추천과 검증 대통령 인사가 아무래도 폭넓게 진행될 것이고 실패도 줄어들 것이다.
흔히들 ‘인사권자는 아는 사람을 인사한다 – 문고리 권력이 생긴다’라고들 말하는데, 플럼북은 인사권자가 아는 사람의 폭을 크게 늘려주는 시스템이다.

평상시에 공직진출 예정자 인사 자료의 폭과 인사 정보를 확대하자는 것이 플럼북 정신이다.
인사혁신처에 인사자료가 있지만 ‘정파’적인 자료가 아니어서, 이재명 ‘정파’에게는 참고자료일 뿐일것이고, 조인스닷컴(중앙일보) 같은 대부분의 언론기관들이 시행하는 인사자료는 취재편의용 자료일 뿐이다. 

이재명 정부에게 플럼북이 있는가?
플럼북이 있다면, ‘오광수 낙마는 없었을 것이다’ 라고 단정한다.
오광수 낙마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도 여기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오광수 민정수석의 낙마사건은, 인사를 검증하는 최고 실무자가 인사검증에 걸렸다는 데서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이지만 더 본질적인 문제는 이대로 가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데 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이 불과 열흘이 지났을 뿐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 인사‘ 사안에 대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그동안 발표된 간단한 비서실 직제표 정도 가지고 이재명 ’대통령 인사‘를 말하는 것이 무리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지금 수준에서부터라도 이재명 ‘대통령 인사’를 분석하는 일은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설령 조금 부족해도 자꾸만 분석해 나가야 그 족적들이 쌓이면서 궤도 추적이 정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언론을 비롯한 항간에서는 아직 이재명 ‘대통령 인사’에 대해서 정확한 평가는 없는 듯하다. 오광수 민정수석의 낙마 정도가 화제 거리로 회자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열흘밖에 안 되서... 인수위가 없어서... 아직은 지켜보자! 아마도 그런 것 같다.

지금 현재 드러난 이재명 ‘대통령 인사’의 특징을 몇 가지 짚어 보자면

1. 인사수석실 축소(?) - 인사 기능 축소는 아닐 것이겠지만...
2. 51개 비서관 체제 구축 –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이재명 직할 체계의 구축
3. 인사비서관은 관리감독, 각 부처가 자율적으로 인사하는 시스템(?) 인가? 모르겠다.
4. 지역 활동가들의 공직진출 프로세스가 안 보인다. – 일부 현장을 확인한 바로는 공직 진출을 희망하는 지역활동가들이 답답해하는 듯. (어디를 지망하나? 이력서는 어디다가 제출하나? 등등)
5. 국민추천제는 좋은 발상이나 극히 일부 자리만 가능할 듯. (대통령 인사는 자리가 3천개다)

노무현 정부의 인사수석실이 이재명 정부에서는 인사비서관(실)로 축소(?)된 것이 가장 눈에 띄는데, 이를 지적하는 언론은 하나도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인사수석실을 왜 인사비서관(실)로 축소(?)했을까? 모르겠다.
지역활동가들의 공직진출 방식은 적절한가? 모르겠다.
오광수 민정수석은 누가 추천했고, 대통령은 어디까지 관여했나? 모르겠다.
플럼북을 이제라도 도입할 생각이 있는가? 모르겠다.

이재명 대통령실이 국민들에게 속시원하게 답해주기 바란다.

2025. 6. 14.
노무현 참여정부 청와대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김용석.

서귀포방송을 응원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이 서귀포방송에 큰 힘이 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0 / 400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