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고대해양탐험가 채바다 시인, 15일 별세
[부고] 고대해양탐험가 채바다 시인, 15일 별세
  • 서귀포방송
  • 승인 2022.11.16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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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화, 하멜기념사업회 사무총장 추모사
고 채바다 하멜기념사업회장님의 명복을 빌며 
윤정화, 하멜기념사업회 사무총장
하멜기념사업회  윤정화 사무총장과 채바다 회장 (사진 오른쪽)

이름도 낯설은 "고대해양탐험가"라는 직업을 가진 채바다 회장은 평생 바다의 사나이로 살면서 이름도 채바다로 개명을 할 정도로 진정 바다를 사랑한 사람이었다. 

그가 고대해양탐험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는 노르웨이의 인류학자이자 탐험가인 토르 하이엘달박사가 이집트 유적에 나타난 파피루스배와 잉카문명의 통나무원시배를 복원해 문화 해양이동의 원류를 찾아 나선데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1996년 5월에 시도한 첫 항해는 원시형 떼배를 만들어 5명의 해병대 대원과 함께 그저 바람이 미는대로 해류가 이끄는대로 떠내려가 일본 규슈 고토열도에 도착함으로서 우리 조상이 뗏목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간것을 몸소 증명해 내는 것이었다.

첫 해양탐험 성공에 자신감을 얻은 그는 1997년 10월에는 성산포에서 출발해 11일만에 고토열도를 거쳐 나가사키에  닿을 수 있었고 그후 2001년 2월에는 백제 왕인박사가 천자문과 논어 10권을 가지고 일본으로 건너간 길을 증명하기 위해 전남 영암군 대불항에서 일본 사가현 가라쓰시에 이르는 길을 탐험했다.

세번의 탐험을 성공한 그는 일본 문명의 뿌리가 바로 우리나라이기 때문에 일본이 가깝고도 먼 나라가 아니라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되는 것이 바로 우리 민족의 우수함을 인정하는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래서 산 만한 파도가 덮치는 위험한 망망대해에서 목숨을 걸고 해류를 따라가는 일을 하는 그는 마치 미친 사람처럼 한일간의 고대문명의 수수께끼를 푸는 일에 매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 항해 이후에는 2003년 10월 남북통일을 기원하며 제주도 해안을 일주했고,  2006년 6월에는 제주~강진 고대뱃길 항해, 2011년 10월에는 제주와 진도사이 고려 삼별초 뱃길들을 탐험했다.
이외에도 2005년에는 일본 항해에 사용된 떼배와 제주해녀들이 사용하는 전통어구 그리고 닻과 현대어구들을 모아 바다박물관을 개관했다. 그러나 바다박물관은 운영난으로 문을 닫게 되면서 모든 유물들을 부산국립해양박물관과 제주 해녀박물관에 기증했다.

고대해양탐험에 매진하던 채바다 회장이 하멜을 만나게 된건 1996년에 최초로 떼배를 타고 일본으로 항해 하기전 친구로부터 하멜표류기를 읽어보라는 권유를 받고 책을 읽으면서 라고 한다. 1653년에 네덜란드에서 일본과의 무역을 위해 아시아에 온 스페르베르호는 대만을 거쳐 일본 나가사키를 향해 가던중 풍랑을 만나 구사일생으로 36명이 제주도 해안가에 표착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채바다 회장은 난파자들을 돌려보내지 않고 13년간 조선에 억류시켰던 조선의 임금 효종과 조선관료들의 결정에 너무 안스럽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 혼자 막걸리를 해안가에 부으면서 하멜일행을 추모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후 1999년에는 하멜의 표착지가 신도리부근 해안가임을 주장하는 논문을 발표하며 신도리에 추모비도 세우고 매년 추모제를 지내오고 있는데 올해에는 제주도의 후원으로 하멜 국제학술세미나도 처음으로 개최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해양탐험을 하면서 거친파도와 싸우며 다친 척추골절과 협착증에 암과 투병하며 정신적으로 버텨오던 위대한 영웅은 2022년 최초로 열린 하멜국제학술세미나를 찾은 네덜란드  하멜박물관의 오랜 친구들과 반가운 해후를 마지막으로 추모제가 끝나는 날까지 정신력으로 버티다가 다음날 쓰러진 후 11월 15일  78세를 일기로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다.

지금도 채바다! 그를 기억하는 이들은 그가 얼마나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는지, 고대해양탐험과 같이 미지의세계에 도전할 줄 아는 얼마나 용감한 사람이었는지 기억하고 있다. 
과거의 하멜을 만난 인연으로 미래 청년들에게 호연지기와 도전정신 그리고 탐험가적인 영감을 불어넣어주던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였던 채바다 회장이 이제는 영면해 이 세상을 떠나셨으나 그가 남긴 수많은 어록과 미래지향적인 영감을 주는 그의 비전과 정신세계는 영원히 우리 가슴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한국하멜기념사업회는 설립자이신 채바다회장님의 유지를 받들어 회장님이 그토록 꿈꾸며 소원하시던 숙윈사업들을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채바다 회장님이 전하고자 했던 하멜의 꿈! 

네덜란드 청년 인문학을 열강하시던 그분의 모습을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고 채바다 회장님의 명복을 빌며.. 

하멜기념사업회 윤정화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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