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사람이 최고로 귀하다
(4) 사람이 최고로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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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2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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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 오안일 선생의 ‘옛 제주인의 샘’ 이야기]

4. 사람이 최고로 귀하다

- ‘옛 제주인의 샘’ 제1집 제2장에 수록

만물 중에 사람이 최고로 귀하다. 여기서 귀하다는 것은 소중하고 보배롭다는 말이다. 사람이 있어야 만물을 움직이며 창조하고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날이 갈수록 사람이 귀한 존재가 되고 있다. 바로 여기에서의 또 귀하다는 의미는 감소와 희박의 뜻을 내포하고 있음이다.

우리 집 골목에는 모두 여덟 가구가 오순도순 자손대대로 살아가고 있다. 내리 세 딸들이 태어난 우리 집을 끝으로 길고 긴 골목에는 갓난아기 울음소리가 십 수 년을 들을 수가 없었다. 별 생각 없이 그저 분주하게 돌아가는 일상이었는데, 어느 날, 옆집 큰 딸이 출가를 하고 몇 달 없어서 조용하던 집안 분위기가 갑자기 부산스러워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출산을 하고 친정집에 몸조리를 하러 왔다는 것이었다. 산후조리원을 가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그래도 친정어머니의 손을 빌어 갓난아기 양육과 육아 방법을 배우고 그리고 산모의 몸조리까지 할 수 있으니 얼마나 바람직한가.

매일 골목을 오고가며 자연히 귀를 쫑긋하게 되는 것이었다. 희미하고 약하던 아기 울음소리는 날이 갈수록 우렁차고 길게 문 밖으로 들려올 때마다, 괜히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이었다. 골목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나 나무와 꽃들까지도 웃음꽃이 활짝 피어나 갑자기 활기가 가득 이는 것이었다.

‘응애응애

아기 울음소리

새록새록

아기 커가는 소리

옹알옹알

알은체하는 소리

하하호호

웃음소리’

몇 구절을 적어보았을 뿐인데도 마음은 동심으로 돌아가고 웃음꽃이 절로 피어난다.

한 갓난아기는 살아있는 생물체로 천사처럼 움직여 온 동네 사람들의 마음을 본래의 따뜻하고 밝은 마음으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따뜻하고 밝다는 것은 바로 생명이며 미래의 희망이며 등불이라 할 수 있다. 대를 이을 후손이며 후계자이며 노후에 의지할 수 있는 보험 같은 존재이며 위안을 주고 기댈 수 있는 그야말로 혈연으로 단단하게 맺어진 연결고리 같은 붉은 핏줄인 것이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현실은 만만치 않다. 주변에 사람 찾아보기가 어렵게 되고 있다, 감소하고 있음이다. 인구분포도를 보면 색깔이 점차 옅어지고 있는 것이다. 월급수준이나 집값 같은 결국 경제적 문제가 가장 큰 인구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인구 통계적으로 볼 때 노년 인구가 많아지고 유소년 인구는 적어지는 것이 이를 반증하는 대표적인 예가 된다.

​해결방안은 있다. 우선 아이를 키우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기업이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구조가 아닌, 근로자에 대해 지금보다 많은 수준의 소득 분배를 이행해야 하며, 집값을 안정 시켜야 출산율이 오를 수 있다. 최소한의 저 출산은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백두 선생은 “나는 만물 중에 사람이 최고로 귀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발전하려면 치열한 경쟁을 하게하고 치열한 경쟁을 하려면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합니다. 경쟁 없이도 살기가 편하다면 아이들은 나약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은 자연과 경쟁하고 인간들과 경쟁하며 재난과 경쟁해야 합니다. 경쟁 속에서 새로운 것이 연구되고 새로운 것이 창조되기 때문입니다” 라고 말씀하셨다.

경험과 지혜에서 빚어진 말씀일까.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다.

제주 옛말에 ‘한라산이 금덩어리라도 쓸 사람이 있어야 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만 보더라도 당연히 사람이 우선이고 최고임을 잘 알 수 있다. 사람이 있어야 금덩어리 돈도 쓰고 일도 하며 새로운 것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아이가, 한 사람이 곧 희망이요 등불이기 때문에 아무리 황금만능의 시대라고 하지만 사람을 중시하고 아끼고 서로 사랑하며 서로의 지혜를 모으며 값지고 알찬 일생을 살아갈 수 있다면 참 좋을 것이다. [글 문상금 시인]

* 옛말 : 금송애기 놓아서는 웃음이 아니나ᄀᆞᆨ 애기 놓아서는 웃음이 난다.

(금송아지 놓아서는 웃음이 아니 나고 아기를 놓아서는 웃음이 난다)

문상금 시인
문상금 시인

* 문상금 약력 *

○ 1992년 심상지 <세수를 하며>외 4편으로 등단

○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심상시인회, 제주펜클럽, 제주문인협회, 서귀포문인협회 , 한국가곡작사가협회 , 숨비소리 시낭송회 회원

○ 서귀포문학상 수상

○ 시집 ‘겨울나무’ ‘다들 집으로 간다’ ‘누군가의 따뜻한 손이 있기 때문이다’ ‘꽃에 미친 여자’ ‘첫사랑’ 펴냄

○ (현) 작가의 산책길 해설사회 회장 

○ (전) 서귀포문인협회 회장, 숨비소리 시낭송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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