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사랑의 손길이 이어지길,.....
【수필】사랑의 손길이 이어지길,.....
  • 김연화 기자
  • 승인 2022.06.21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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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석
- 수필가
- 범죄심리사
김문석 중문파출소장(수필가)
김문석 수필가

화요일 늦은 퇴근 시간!

사무실 일을 마치고 퇴근길 차를 몰고 집으로 향하던 중 중문우체국 버스정류장옆 횡단보도상에 허리굽은 할머니가 걷다가 허리가 아프신가 잠시 멈춰선 모습을 보고 나도 운전하는 차를 횡단보도 앞에서 멈췄다.

할머니는 한쪽 다리가 아프신가 한걸음 걷다서서 양팔로 양 무릎을 짚고서서는 몸이 한켠으로 쏠리듯 걸음을 걷다 멈추고 걷다 멈추고를 반복했다.

난 순간 3년전 돌아가신 어머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우리 어머니도 돌아가시기전에는 몸이 불편해서 저런 모습일 거라는 생각에 갑자기 눈물이 왈칵, 그대로 할머니 앞을 가로 질러 차를 몰아 지나치기가 어쩐지 미안하기만 했다.

할머니는 횡단보도를 겨우 건너 버스정류장쪽으로 걸어가 마침 정류장에 도착해 정차한 버스에 타고 할머니는 목적지 방향인 서쪽으로 향했다.

저녁 아홉시가 조금 넘은 퇴근길에서 만난 할머니는 나로 하여금 지금은 나의  곁에 없는 어머니를 다시한번 떠오르게 하는 순간이었다.

만일 저 할머니가 우리 어머니였다면 그냥 그대로 지나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잠겨 그날밤 나는 제대로 잠을 이룰수가 없어 뜬밤을 보냈다.

오늘 아침!

이른 출근길에서 어제 저녁에 보았던 할머니를 중문우체국앞에서 다시 볼수 있었다.

나는 어제저녁에 목적지까지 태워다주고 집에 가야 하는데 그냥 바라만 보며 지나쳐 버린 미안한 마음에 차를 세우고 할머니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어제 저녁 늦게 어디에 갔다오시는 길이였냐고 물어보았다. 할머니는 다리가 아파 중문에 있는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집에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집에가는 버스 시간과 버스번호를 잊어 버려 넋 놓고 도로에 앉아 있다가 날이 어두워서야 겨우 버스 번호가 생각나 집에 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아침도 허리가 아파 침을 맞기위해 일찍 중문에 왔다고 말했다.

안스러운 마음에 할머니를 자세히 보았다.

할머니의 양쪽 무릎 바지가 하얗게 보플이 일고 천이 낡아 할머니 무릎 살결이 밖으로 비출 정도였다.

다닐 때 마다 손을 짚고서 온 힘을 기울여 걸었으면 옷인들 헤지지 않았을까

할머니와 한참을 대화를 나누던 중에 할머니 뒤편 도로바닥에 어떤 할아버지가 주저 앉아 한쪽 다리가 드러나게 쭉 펼친채로 두손을 앞으로 하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그 할아버지는 지갑을 잃어버려 집에 가려는데 버스비가 없다며 차비를 "조금만 도와 주세요! 하며 도움을 청하며 바닥에 앉아 있었던 것이었다.

나는 할머니와의 대화를 잠시 멈추고 핸드폰 지갑을 열어 보니 만원짜리 지폐가 2장 있었다

지갑에 있는 지폐를 2장 꺼내 할아버지 손에 넣어 주었다.

그러자 그 옆에서 지켜보던 어떤 분이 다가가서 오천원권 지폐 한장을 놓고 갔다.

우리곁엔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참 많은 것 같다.

구걸을 하여서라도 생활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자립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제와 오늘 ! 나와의 스쳐 지나간 인연들을 다시금 돌아보았다.

젊고 건강한 우리는 건강할 때 자신의 건강이 소중함을 잘 모르고 산다.

장애를 가진 이들을 보면서 자신이 몰랐던 많은 것들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평범해 보여도 내가 가진 많은 것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것인지를....

오늘 하루는 도움의 손길을 원하는 모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따스한 사랑의 손길이 이어지고, 하루 속히 건강을 지키고 행복한 삶이 이루어지길 두손 모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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