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의회는 명분도 없고 실리도 없는 조직개편 부동의하라!
전교조 제주지부는 19일 성명서를 통해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가 통과시킨 정무부교육감 신설안에 대해 본회의에서 부결시켜 달라고 주장했다.
<성명서 전문>
학교는 정무부교육감이 필요없다.
도의회는 명분도 없고 실리도 없는 조직개편 부동의하라!
17일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제주도교육청이 제출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 조례 전부개정조례안’과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정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의 두 개의 조직개편 관련 조례안을 심의했으나 충분한 심의가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18일 오후 최종 심의를 하였다. 예정된 2시가 한참 지난 6시 무렵 진행된 회의에서 ‘제주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은 수정안으로 의결, ‘제주도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정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원안대로 의결이 되어 결국 제주도교육청 조직개편안은 교육위원회를 통과했다. 일단 이틀에 걸쳐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판단하며 끝까지 신중하게 논의를 이어나가느라 애쓰신 교육위 소속 의원님들께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전한다. 하지만 마음 한켠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속상하고 아픈 마음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전교조제주지부는 그동안 두차례의 성명서 발표와 1인시위를 진행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제주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조직개편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문제제기를 끊임없이 해왔다. 약 3개월의 용역 추진과 요식행위에 그친 설명회 그리고 확정 보고 이후 5일만에 추진한 입법예고까지 제주도교육청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물론 이 과정에서 도민과 학교현장의 목소리는 철저히 무시되었고 생략되었다.
○ 학생 수 감소와 교육예산 축소의 상황에도 도교육청은 이미 작년 한 해동안만 두 차례에 걸친 조직개편과 추진단 신설을 통해 70명의 정원을 늘렸고, 3급, 4급 이상 직제를 신설하였다. 그럼에도 도교육청은 제대로 된 인력과 조직을 운영해보기도 전에 사실상 1년 만에 막대한 비용을 소모하는 조직개편을 또다시 단행하는 것이다. 작년 조직개편에서는 도의회에 보고했던 조직개편안이 이틀 만에 석연치 않은 과정으로 변경되면서 밀실 추진 논란이 있었음에도 교육감 공약 및 정책 추진을 지원하기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승인했다. 불과 6개월 만에 이루어진 2023년 9월 1일자 미래학교추진단 신설 역시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한다는 교육청의 강력한 의지를 믿고 출범했다. 지금 상황도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교육청에서는 정무부교육감 직제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반드시 조례안이 통과되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선출직 교육감이 의지를 가지고 일을 하려 하는데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지 않냐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작년에 추진했던 조직개편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지 궁금하다. 학생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교육청만 나날이 비대해져가는 현실 앞에서 지금의 조직개편은 과연 필요한 것이고, 도민들을 설득할만한 진정성과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김광수교육감은 작년 조직개편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도 않았다. 제주도의회에서는 이런 부분들을 반드시 지적해 주었으면 하고, 교육청의 일방통행에 제동을 걸어주기를 기대한다.
이제 마지막 절차가 남았다. 제주도교육청이 상정한 조례안은 도의회 본회의로 회부가 될 것이고, 여기에서 최종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이상봉도의회의장은 제430회 임시회 개회사에서 "교육현안의 공론화를 통한 숙의민주주의 실현을 당부드린다"는 말씀을 하셨다. 또한 "교육감님에 대한 도민적 신뢰는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며 "참여를 바탕으로 한 교육행정은 정책의 신뢰를 더욱 높일 것이며 제주교육의 미래를 한층 밝게 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이셨다.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교육행정을 펼치라는 말이며 현재 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조직개편 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애둘러 표현한 발언이라고 여겨진다.
조직개편은 학교현장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개편이 되어야 하며 다가올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공론화의 장을 통해 조직개편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지난 6월 18일 세종교육청에서는 기자회견을 열고, 7월 1일 ‘학교지원본부’ 출범을 포함한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학교가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경감을 포함한 다양한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추진하며 세종교육감은 학교지원본부는 학교가 교육활동의 중심에 우뚝 서도록 학교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으며 "시교육청은 정성과 진심으로 본부를 신설했으며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겠다"라고 말했다. 세종교육청이 추진하는 조직개편의 길에 제주도교육청이 함께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민주주의 가치를 새롭게! 도민 중심 민생의회!”를 표방하는 제주도의회는 제주도교육청이 제출한 조직개편 관련 조례안 2건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조례안 추진의 부당함을 증명하고, 조직개편안을 부결시켜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하는 바이다.
2024. 7. 19.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