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제대로 된 현장 확인 없어 산림훼손 키웠다는 의혹도 제기
지난 7일 행정현장 확인 나서…"재선충병, 태풍 등 자연훼손" 주장

2011년과 2013년은 산림이 울창했는데 2017년부터 조금씩 산림이 훼손되기 시작했고,
2019년은 어느 정도 농원의 형태도 보이고 있다.
9일 국제뉴스에 따르면, 서귀포시 안덕면의 유명 테마파크가 축구장 4개 면적의 산림을 훼손했는데도 행정은 나몰라라하고 있으며 비호의혹까지 제기했다.
국제뉴스는 서귀포시에 위치 유명 테마파크가 적정 인·허가를 받지 않은 채 수년 전부터 9천 평이 넘는 임야를 훼손하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서귀포시 행정 당국의 제대로 된 현장 확인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되면서 방만한 행정의 결과가 결국 엄청난 산림훼손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제주도는 지난 5월 19일자로 서귀포시 소재 A테마파크 소유 22필지(22만3831㎡)를 농어촌관광휴양단지를 지정하고 지형도면을 고시했다.
이 사업은 내년 3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690억원을 투입해 자연체험 녹지, 원형보전 녹지, 산책로 등을 조성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고시에 포함된 3만330㎡(9174평) 규모의 임야(1필지‧안덕면 상창리 228번지)를 수년 전부터 허가없이 훼손하고 공사를 해온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드러났다.

임야를 훼손하며 공사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지난 6일 오후 살펴본 산림훼손 추정 현장.
국젠뉴스는 이같은 사실은 지난 3월 확인하고, 취재에 들어갔다. 해당 지번 일대의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2011년에는 나무가 울창한 임야였는데, 해마다 조금씩 임야가 줄어들면서 2017년에는 휑할 정도로 벌채가 이뤄졌고, 2019년에는 어느 정도 농원의 형태를 갖춰가고 있었다.
이에 본지는 지난 7일 직접 공사 현장을 확인한 결과 수국 산책로와 돌담, 그리고 편백나무가 수백 그루 상당부분 식재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관련법에 따르면 허가없이 산림을 훼손한 후 새로운 나무를 식재하는 행위 또한 명백한 불법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또 현장은 커다란 나무들이 벌목된 흔적과 함께 돌무더기와 나무 합판 등 자재들이 널려 있어 공사가 진행중임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지금까지 A테마파크는 산지전용 허가를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취재가 시작되자 서귀포시 관계자는 지난 7일 현장 조사에 나섰고, 이날 오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자재 적치를 목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2월까지 일시 사용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 A테마파크 경우 적치를 목적으로 일시 사용허가를 받았다"라며 "자재 적치 이외에 어떤 행위를 하면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수백그루 상당 부분 식재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사진=문서현 기자]
산지 일시 사용 허가는 산지를 전용하지 않고 일정 기간 타 용도로 사용한 후 다시 산지로 복구하거나 산지를 임야, 등산로, 탐방로 등 산길로 사용, 형질을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A테마파크가 일시 사용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행정이 현장에 대한 확인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A테마파크가 일시 사용허가 신청서를 냈을 당시 현장을 확인했다면, 이미 상당 부분 허가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위성사진만 확인했더라도 산림훼손이 진행됐음을 알 수 있었기 때문에 행정당국의 직무유기 논란은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장을 확인한 결과에 대해 묻자 서귀포시 관계자는 "2017년과 2018년 소나무 재선충병으로 방제신고를 한 부분도 있고, 태풍으로 인해 수목이 훼손도 부분도 있다"라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놨다.
이어 산림훼손의 정황이 확인됐냐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현장에서 위성 사진도 같이 확인을 했다"면서도 "산림훼손 여부는 담당기자가 판단해야 하지 않느냐"라며 말을 극도로 아꼈다.

임야를 불법으로 훼손하며 공사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지난 6일 오후 살펴본 불법 산림훼손 추정 현장.
이와 관련 사업자인 A테마파크 관계자와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으나 전화가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타 매체와의 통화에서 이 관계자는 “범람이 잦아 돌담을 일부 조성했고 태풍 등으로 쓰러진 삼나무를 어쩔 수 없이 베어낸 후 공간이 비게 되자 묘목을 심었을 뿐”이라며 “공사를 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다운 것을 만들기 위해 40년 가까이를 이 일에 바쳤다"며 "불모지를 잘 가꾸고 싶었던 마음뿐”이라며 “법에 어긋나는 일을 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10일 오전 불법 산림훼손 의혹을 받고 있는 상창리 228번지 현장을 담당공무원과 다시 방문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