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쓰담쓰담. 토닥토닥.
[기고] 쓰담쓰담. 토닥토닥.
  • 서귀포방송
  • 승인 2023.06.2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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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서귀포시 경제일자리과 지역경제팀장
김현숙
김현숙

온 몸을 무겁게 짓눌렀던 꿈 때문이었을까. 어제 직장생활의 앙금 때문이었을까. 하루를 시작하는 파란 하늘이 잿빛으로 들어온다. 반복되는 공장의 공정처럼 뚜벅뚜벅 직장으로 향하고 마주치는 이들에게 앵무새처럼 반복해 말한다. “안녕하세요.”

온 힘을 다해 응대했던 전화는 뒷 끝이 찝찝해 마음이 편하지 못하고 평소와 똑같은 주변인들의 행동마저도 힘이 든다. 공기 빠진 풍선마냥 쭈끌쭈끌 쪼그라든 날은 이렇게 문득 찾아온다.

공직자는 항상 고객에게 친절해야 한다. 고객이 행여 얼굴을 찡그리기라도 하면 모든 촉각을 끌어모아 친절에 집중한다. 입꼬리를 올리는 밝은 표정과 부드러운 말씨. 고품격 친절을 표방한다. 하지만 파란하늘이 잿빛으로 들어오는 쪼그라든 날에는 어쩔 도리없이 친절의 낭패감을 접하곤 한다.

뜻하지 않은 잿빛의 시간들은 그 간 애써온 친절 노력이 무색하게 우리를 흔들고 고객들은 그 흔들거림을 불친절로 인지한다. 그리고 미세하게 흔들린 친절은 금새 버거운 억.고 그래서 생각했다. 고객편에 서서 윽박하는 동료나 상사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괜찮아요, 그럴 수 있어요” 토닥토닥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그래서 생겼다. “저가 같이 도와드려도 될까요" 곁으로 와 힘을 실어주는 당신을 기다렸다.

서로 쓰담쓰담, 토닥토닥하는 것이 비로소 올곧은 친절로 우리를 세운다는걸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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