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상대 향응 요구 등 서귀포시 내부 감사 경징계 처리
현지홍 "감사위 감사 필요"

근무지 한편에 설치했다가 지난 8월에 철거한 골프연습장
서로 배려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의지가 엿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부는 갑질을 일삼으면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제주도의회 더불어민주당 현지홍 의원은 27일 제433회 제2차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서귀포시 쓰레기매립장에서 근무하는 공무직 직원들의 갑질 행태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기간제 근로자들을 상대로 향응을 요구하는 행태가 빈번하고 교묘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경징계로 끝낼 것이 아니라 제주도 감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현지홍 의원은 "서귀포시 색달동 쓰레기매립장의 개인 골프연습장이 마련되는 등 하나의 '왕국'이 존재하고 있다"며 "여기서 공무직 직원은 업무시간 내내 골프를 치고, 기간제 근로자들은 그 옆에서 일을 한다. 또 기간제 근로자들에게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의심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서귀포시는 올해 중순께 해당 사안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고 내부 감사를 통해 공무직 2명에게 경징계(주의·훈계) 처분을 내리고 골프연습장 역시 지난 8월 철거한 상태다.
현지홍 의원은 현창훈을 부시장에게 "내용을 확인해보니 훈계나 주의 같은 경징계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고 일갈하며 "관리감독자인 서귀포시를 무시하거나 서귀포시가 알고도 눈을 감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장에 따르면 기간제 근로자 급여날이 되면 술자리를 요구하고, 공무직이 부상을 당하면 기간제 근로자를 모아 위로금을 거두면서도 기간제 근로자가 부상을 당했을 땐 위로금을 모으지 않았다"면서 "작업장 특성상 돈을 모아 식사를 하면서도 현금영수증은 공무직 명의로만 가능하고, 휴게실에 입장하려면 집합해서 구령에 따라 번호를 외쳐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곳 기간제 근로자 대부분은 노인 일자리로 가시는 분들"이라며 "갑질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직원보다 나이가 더 많은데, 기본적인 인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고 발언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작업 능력이 미흡하거나 제주 정서에 익숙하지 않은 타 지역 출신 근로자들을 고의로 따돌리면서 반말이나 모욕적인 언사로 괴롭히기도 했다.
공무직은 “기간제 근로자들의 경우 대부분 노인 일자리여서 공무직보다 연령이 많은데, 제주 출신에게는 ‘형님’이라고 하면서 육지 출신에게는 ‘자네’라는 호칭으로 일관했다”고 작업장 내 분위기를 제보했다.
또한 현 의원이 지적한 내용은 이뿐만이 아니다. 현 의원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는 들어봤는데, 색달동 쓰레기매립장도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의심이 든다"며 "말을 안 든는 사람이 있으면 명단을 제출한다고 하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현지홍 의원은 "한쪽의 주장만을 갖고 전부 맞다고 볼 수 없지만 의심스럽다. 이런 사안이 벌어지면 도 감사위원회에 감사 요구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지금이라도 내부 감사 징계를 철회하고 도 감사위에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성의 위원장(더불어민주당, 화북동) 역시 "관리감독이라든지 근무와 관련된 여러 사안에 대해 명확하게 조사가 돼야 한다"며 "징계 절차라든지 감사위원회 감사 청구라든지 신중하게 고민을 해서 다른 오해가 없도록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답변에 나선 현창훈 서귀포시 부시장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거쳐 서귀포시에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생활환경과 환경자원화시설 관계자는 서귀포방송의 질문에 대해 "언론에 보도된 내용 그대로다. 더이상 답변드릴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대답하면서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색달매립장의 기간제 근무자들 13명의 고용계약은 2024년 12월 31일 계약이 만료되며, 공모를 통해 면접을 거쳐 1년 단위로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