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나그네 출간, 제주의 영혼, 오름을 거닐다(전3권)
오름나그네 출간, 제주의 영혼, 오름을 거닐다(전3권)
  • 서귀포방송
  • 승인 2019.03.2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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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오름들을 역사·인문·자연·민속·생태까지 총정리
제주 오름의 영원한 원전, 완전개정판 1천 세트 한정 양장본
부인 김순이 시인이 남편에게 바치는 사모의 책

 

제주의 오름을 총정리한 오름나그네 출간
제주의 오름을 총정리한 오름나그네 출간

오름나그네 출간
오름나그네 – 제주의 영혼, 오름을 거닐다(전3권)

제주의 영혼, 오름 왕국을 거닐 때
우리는 모두 오름나그네가 된다

『오름나그네』는 촘촘히 짜여진 오름 사전으로, 지역별 오름 이야기와 사진, 지도, 오름 일람표, 찾아보기 등이 그물처럼 촘촘하게 엮여 있어 길 잃을 걱정 없이 오름 왕국을 마음껏 누비도록 이끌어 준다.

이번 완전개정판에 새로이 실은 사진은 오름나그네가 연재되기 전부터 저자와 함께 오름을 다녔고, 1960년대부터 50년간 오름의 모습을 촬영해온 사진가 고길홍의 작품이다. 저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듯한 사진 속에서 오름들은 가장 그다운 표정을 지어 보인다.

지금은 조림사업으로 온통 나무에 덮인 오름의 맨살과 고유의 능선, 다시는 볼 수 없을 제주의 옛 풍광을 바로 여기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오름에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다채로운 야생화 사진도 함께 수록했다.

탄탄한 보고서의 성격을 지녔음에도 이 책이 무겁게 다가오지 않는 것은 저자의 유려한 문체와 따스한 시선 덕이다.

땅에 나부죽이 엎드린 오름과 우뚝 솟은 오름, 잔자누룩한 오름과 웅장한 오름까지 “크기가 크든 작든, 오름은 저마다의 몸짓으로 다가온다. 모양새, 차림새가 저만의 것 아닌 것이 없다.”는 그는 오름이 간직한 숱한 이야기에 다정히 귀 기울인다.

그의 따듯한 문장을 건너 아스라하던 오름의 모습이 눈앞에 선연히 살아온다. 오름나그네의 발자국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오름 왕국을 거닐 때, 우리 모두는 비로소 오름나그네가 된다.

잠들어 있던 제주의 오름을 호명하여 불러내다

오름은 화산섬 제주의 정수이고, 오름을 이해하는 것은 곧 제주를 이해하는 것이다. 오름은 잘 정비된 관광지이기 이전에 제주신화의 거신 설문대할망이 창조한 성스러운 곳이자 제주의 삶의 터전이 되어온 장소다. 제주 사람들은 오름 자락에 소와 말을 놓아먹이고, 샘물을 떠 마시고, 약초를 캐며 살았다. 오름은 제주의 역사가 고스란히 새겨진 지문인 셈이다.

저자는 오름이 가진 저마다의 특성과 생명력을 오롯이 드러내고, 자연 그대로의 오름을 넘어 오랜 세월 사람의 삶과 엮여온 모습을 다양하고 입체적으로 부각하고자 했다. 마침내 그는 늘 존재했지만 잠들어 있는 것과 다름없던 제주의 오름들을 흔들어 깨워 우리 앞에 불러냈다.

오름나그네에는 역사·인문·자연·민속·생태까지, 제주도의 모든 것이 총망라돼 있다. 오름 명칭의 유래와 위치를 비롯해 오름에 얽힌 신화, 전설, 고어 등 방대한 자료를 아우르고 식생, 기상, 지질 등 자연과학적 사실도 꼼꼼히 기록했다.

또한 일제 강점기의 잔재와 4·3사건의 흉터, 품을 가로지르는 도로와 골프장 흙으로 떠내어진 가슴팍 등 오름의 상처까지 보듬고 있다. 오름을 바라보는 저자의 따스함과 비판적 관점을 갖춘 시선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우리의 태도를 반추하게 한다.

그가 저 외진 들녘 멀찍이 있던 오름의 손을 잡아 우리 앞에 이끌어 온 까닭은 오름이 이토록 아름다우니, 이토록 소중하니 진정으로 사랑해 주고 아껴 달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오름나그네의 행간에는 간곡한 그의 육성이 올올이 담겨 있습니다. 그의 그런 오름사랑에 부디 동참해 주기를 부탁드립니다.”                                                              재출간에 부치는 글중에서

저자 소개

김종철金鍾喆 1927~1995
1927년 제주에서 태어났다. 『제주신보』를 시작으로 『제주신문』, 『제남신문』, 제주KBS와 제주MBC에서 편성부장, 편집국장 등을 두루 거쳤다.
한라산을 1천 회 이상 등반하는 등 산을 미치도록 사랑하여 평생 산과 더불어 살았다. 제주산악회를 창립했고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산악구조대인 제주적십자산악안전대 대장으로서 많은 인명을 구했다.
1990년부터 뭍에는 낯설고 제주에서조차 잊혀 가던 오름에 대한 답사기를 연재하여 오름의 속내와 거기 깃든 인간의 삶, 제주의 모든 것을 길어 냈다. 당시 일본 문화인류학자 이즈미 세이치의 『제주도』를 번역하기도 했다.
연재를 마친 그는 암과 투병하면서도 원고 정리에 몰두했고 『오름나그네』(전3권)를 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을 감았다. 그의 유해는 생전에 그토록 사랑하던 선작지왓의 탑궤 주변에 뿌려졌다. 이제 오름나그네는 그곳 한라산에 잠들어 영원히 오름 왕국을 거닐고 있다.

사진 고길홍
사진작가. 1943년 제주에서 태어났다. 오름나그네 김종철과 함께 숱한 오름을 다녔다.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줄곧 제주와 오름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 사진전 9회 개최
- 사진집 『한라산漢拏山』 출간
- 제주적십자산악안전대 대장 역임
- 한국사진작가협회 이사 역임
- 대한민국사진대전 초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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