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고립가구를 위한 안전하고 행복한 이웃상생프로젝트

도시는 사람의 삶을 담는 그릇입니다. 그중에서도 서귀포시 중앙동은 오래된 기억과 삶의 흔적이 쌓인 원도심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낙후된 주거환경, 가장 높은 초고령화율과 기초수급자 비율, 상권 침체로 늘어난 폐업 등으로 점차 활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우리 이웃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활력을 주고자 주민 스스로의 참여로 해답을 찾아가는 사업이 바로 서귀포종합사회복지관에서 추진하는‘이웃상생프로젝트’입니다.
‘이웃상생프로젝트’는 서귀포시 중앙동 주민참여예산을 통해 추진되는 사업으로, 단순한 복지나 환경개선에 머무르지 않고, 공동체 회복이라는 더 큰 가치를 지향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세가지 주요 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째 이웃돌봄활동가 양성과 돌봄활동의 체계화입니다.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것은 결국 이웃입니다. 돌봄활동가들은 단순한 봉사자가 아니라, 지역 안에서 복지 사각지대를 메우는 연결자이자 지킴이입니다. 주민 스스로가 참여해 돌봄의 주체가 되는 이 모습은 지속가능한 복지 생태계를 만드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활동가들은 정리수납을 배우고 이웃들을 만나는데 있어 필요한 교육을 받으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어요. 활동가 교육을 받으면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도움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둘째 오래된 주택의 안전을 개선하는 소규모 홈케어 활동입니다. “선생님, 이 집이 50년이 넘어서 차가 지나가면 벽이 흔들려요. 옆집은 무서워서 못 살겠다며 얼마 전에 이사를 갔지만 저는 갈 데가 없어서 이렇게 살수 밖에 없네요.” 쪽방촌을 연상케 하는 공간에 습기와 곰팡이로 건강이 위협받는 오래된 주거지, 단열이 되지 않아 한겨울에도 추위에 떠는 집, 수리비용이 없어 방치된 공간에서 살고 있는 이웃들에게 따뜻하고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주고자 합니다. 크고 거창한 재개발이 아닌, 삶의 기반이 되는 공간에 손을 내미는 이 세심한 접근이야말로 우리 이웃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셋째 지역상가를 활용한 음식 나눔을 중심으로 하는 올레사랑나눔 활동입니다. 지역상가들과 연계해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한 끼를 전하는 이 나눔은 단지 ‘배고픔을 해소’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역상권에 도움이 되고, 이웃 간의 관계를 회복하며, 마을의 따뜻한 온기를 되살리는 일입니다. 음식이 만들어내는 공동체의 힘은 생각보다 큽니다. 나눔은 받는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주는 사람에게도 마을과 함께 살아간다는 정을 느끼게 합니다.
이웃상생프로젝트는 주민이 주도하여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 있는 이웃과 함께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사회적 고립가구가 마을 안에서 좀 더 연결될 때, 보다 안전하고 행복한 “이웃이 함께 살아가는” 마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중앙동은 지금 작은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오래된 마을이 다시 살아나는 일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지만 지금처럼 이웃이 이웃을 생각하고 함께 손을 내민다면 그 변화는 반드시 우리 눈앞에 펼쳐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