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4.3 기억 투쟁 새김과 그림 개최
박경훈, 4.3 기억 투쟁 새김과 그림 개최
  • 장수익 기자
  • 승인 2023.04.0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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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4.3 기억 투쟁, 새김과 그림 개최
불복산, 박경훈:4.3 기억 투쟁, 새김과 그림 

제주 4‧3의 실체를 목판화 연작으로 전국에 알려온 박경훈 작가의 개인전 '박경훈 : 4.3 기억 투쟁, 새김과 그림' 이 3월 30일부터 6월 18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제 3,4 전시실에서 열린다.

제주 4‧3사건이 발생한 지 75주년이 되는 올해 제주 4‧3의 기억투쟁의 현재성을 5‧18광주민주화운동이 타올랐던 현장 광주에서 선보이는 이번 전시 '박경훈:4.3 기억 투쟁, 새김과 그림'은 작가의 판화 및 회화작품 1백여점이 소개된다.

박경훈 작가는 1962년에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를 중심으로 예술가·사회운동가·기획자로 활동하면서 오랫동안 금기시되어온 제주 4.3사건의 진실을 알리는 작업에 매진해왔으며, 예술작업만 아니라, 정치·사회에 적극적으로 몸담으며 실천적 예술을 펼쳐온 박경훈에게 제주 4.3사건은 제주민의 삶의 터전에 이어온 억압과 투쟁의 기억이며, 단절되지 않은 역사 그 자체이다.

박경훈:4.3 기억 투쟁, 새김과 그림 개최
두무인명상도, 박경훈:4.3 기억 투쟁, 새김과 그림 개최

이번 전시는 박경훈 작가가 1980년대 미술대학시절 민중미술 운동에 동참하며 작업했던 초기작부터 근작까지를 새김(70여점)과 그림(30여점), 두 섹션으로 나누어 제주 4‧3사건의 결정체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구성했다.

‘새김’ 섹션은 민주·인권을 향한 제주도민의 저항의 기록과 목판화가 가지는 미학적·실천적 가치를 함께 제시하는 198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을 전시한다. 목판화 '통곡 1'(1988)처럼 작가는 칼로 목판에 제주 4.3에서 비롯된 생각의 무게를 새겼다. 대학시절부터 현재까지 지속했던 이유가 피부와 심장에 체화된 문신처럼 ‘각인’으로 나타난다. 30여 년 만에 다시 시작한 박경훈의 목판 작업은 '꽃진 자리_전사의 길'(2022)에서 처럼 제주 4.3의 기억이 내면화된 일상에서 지속한다.

또한 고무판화로 제작한 '드르에서 거적데기'(1987), '토민3'(1988), '한라산-전사'(1988), 실크 스크린기법으로 작업한 '사선'(1989) 등은 제주 4.3사건에 대한 제주도민의 투쟁, 희생의 기억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토민3'(1988)과 '아들의 총'(1989), '한라산-전사'(1988)는 제주 4·3의 대항 기억을 곱씹게 한다. '토민3'(1988)은 당시 학살당한 제주도민을 대표하고 '아들의 총'(1989)은 무장대와 군경에 학살당한 현장에서 대항하는 제주도민을 상징한다. '한라산-전사'(1988)는 제주도민의 살고자 하는 의지와 제주의 땅의 자유 획득을 이야기한다.

박경훈:4.3 기억 투쟁, 새김과 그림 개최
그럼에도 밭을 일구다, 박경훈:4.3 기억 투쟁, 새김과 그림 

'그림' 섹션은 콜라주, 디지털 제작 방식을 활용하는 등 시대의 변화에 따른 작가 작업의 변모 과정을 엿 볼 수 있는 최근작이 포함되어 있다. 디지털 프린트한 화면 위에 아크릴을 사용한 '국가의 기초'(2009), 아크릴로 작업 한 '기억의 순도'(2022), 포토콜라주 화면 위 아크릴로 작업한 '숟가락_빨치산의 인식표'(2022), 디지털 프린트 작품 '환경-장기동'(2022)은 작가 초기의 판화작업에서 벗어난 시도이지만, 이 역시 초기작에서 부터 지금껏 4.3에 천착한 박경훈작가의 실천적 예술을 엿볼 수 있다.

광주시립미술관 김준기 관장은 “제주 4.3의 75주년에 열린 이번 전시는 박경훈작가의 현실 참여적 예술활동을 통해 제주 4.3사건의 기억을 소환하고, 연대의 가치를 살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하고 “박경훈의 사회 참여적인 예술 성과와 시대와 지역을 초월한 민주·인권·평화의 의미를 면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로 그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 '박경훈:4‧3 기억투쟁, 새김과 그림' 개막식은 4월7일 오후5시 광주시립미술관 1층 로비에서 열린다.

박경훈:4.3 기억 투쟁, 새김과 그림 개최 포스터
박경훈:4.3 기억 투쟁, 새김과 그림 개최 포스터
숟가락_빨치산의 인식표,
숟가락_빨치산의 인식표,
스트롱맨 2 - 이승만 유시, 70년만의 유해발굴, 박경훈, 2022, 130.3x93.9cm, 포토콜라주+아크릴릭
스트롱맨 2 - 이승만 유시, 70년만의 유해발굴, 박경훈, 2022, 130.3x93.9cm, 포토콜라주+아크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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