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칼럼] 날씨가 야구경기의 승패를 가른다
[기상칼럼] 날씨가 야구경기의 승패를 가른다
  • 서귀포방송
  • 승인 2021.04.19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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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준 칼럼니스트.
국내 최초 기상전문기자.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지속경영교육원장.
제9대 기상청장(2011.2~2013.3). 전 세계기상기구(WMO) 집행위원.
(사) 한국신문방송인클럽 회장
조석준 칼럼니스트
조석준 칼럼니스트

미국 프로야구의 명문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트 팀의 캔들스틱 구장은 감독이나 선수들 사이에 가장 악명 높은 장소로 소문나있다. 그 까닭은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이 샌프란시스코 만 해변에 위치한 이 구장에 수시로 몰아치기 때문이다.<>라고 불리는 이 바람이 부근의 언덕을 거쳐서 야구장으로 들이닥칠 경우 특히, 수비선수들에게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유발시켜 선수들에겐 공포의 구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역사가 오래된 미국 프로야구단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을 경우 자기들의 전용구장 전체를 비닐로 만들어진 거대한 방수막으로 덮는다. 배수시설 또한 좋기 때문에 비만 그치면 곧 경기를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런 경우는 구단의 수입증대뿐만 아니라 팬서비스라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이러한 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날씨는 야구경기를 중단시키거나 연기시켜서 관중을 실망시키기도 하고, 팀 사이에는 희비의 쌍곡선을 연출시키기도 한다. 날씨는 또, 경기의 내용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초속5m 이상의 바람이 타석에서 외야 쪽으로 불 때는 플라이 성 타구가 홈런이 되기도 해서 <승부재천> 승패는 하늘에 달려 있다는 말이 유행하기도 한다.

어느 정도 기온이 높고 건조한 가을날씨에는 공기저항이 작기 때문에 홈런이 자주 터진다. , 무덥고 습한 장마기에는 공기저항도 크고 야구배트나 공의 탄력성이 작아서 공이 멀리 나가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투수의 경우에 있어서도 기온이 높고 건조한 날은 강속구 투수의 위력이 더욱 살아난다. , 장마철과 같은 습한 날에는 공기저항이 크고 공의 회전이 더욱 심하기 때문에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가 좋은 성적을 낸다고 한다.

이러한 원리에 따라 감독들은 그 날의 날씨를 보고 선수기용을 하기도 하는데, 더운 날은 강속구 투수를 등판시키고, 추운 날이나 습한 날은 변화구 투수를 기용하는 전술을 쓴다. 또한,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서 타자의 순서를 바꾸거나 수비선수의 위치도 바꾸어 준다. 감독은 구장에서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부느냐에 따라서 왼손타자 또는 오른손타자를 기용하기도 하고, 수비선수의 특성에 따라 자리이동을 지시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도 날씨에 따라서 투수 로테이션이나 공격, 수비의 방법 등 경기전반을 운영하는 감독들이 많다고 한다. 야구경기가 있을 때마다 날씨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살펴보는 것도 프로야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한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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