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문명사 칼럼] 설탕의 역사와 그가 부른 전쟁
[인류문명사 칼럼] 설탕의 역사와 그가 부른 전쟁
  • 서귀포방송
  • 승인 2020.10.0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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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희 칼럼니스트. KOTRA 밀라노 무역관장. 세종대학교 대우교수. (저서) 유대인 이야기, 세 종교 이야기 등 다수
홍익희 칼럼니스트
홍익희 칼럼니스트

설탕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기원전 327년 그리스의 알렉산더 대왕 때였다. 당시 대왕이 인도를 침략했을 때 군사령관이었던 네아르쿠스 장군이 갈대와 같은 식물 줄기에서 단맛 즙을 만드는 걸 본 게 최초였다. 그는 벌의 도움 없이도 갈대의 줄기에서 꿀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는 사탕수수를 가리켜 꿀벌 없이 꿀을 만드는 갈대라고 했다.

인도에서 설탕을 제조하는 과정에 대한 기록은 5세기의 힌두교 종교 문헌에도 나타난다. 수액을 끓이고 당밀을 만들고 설탕 덩어리를 굴린다는 표현들이 사용되었다. 페르시아에서는 서기 500년쯤부터 사탕수수를 재배했다. 그때 이후 설탕이 세계적으로 전파된 데에는 무함마드의 공이 크다. 정복지 페르시아에서 사탕수수를 발견한 무함마드 군대는 그 페르시아 갈대에 매료되어 정복지마다 사탕수수를 갖고 갔다.

710년에 정복된 이집트에도 군대와 함께 사탕수수가 들어갔다. 이집트인들은 사탕수수 재배기술과 정제 등의 설탕 생산 과정을 발전시켰다. 사탕수수는 이집트에서 계속 서쪽으로 이동해 북아프리카를 가로질러 모로코까지 이르렀고 755년 마침내 지중해를 넘어 스페인 남부까지 이동했다. 이렇게 해서 8세기쯤 이슬람이 이베리아 반도를 지배하면서 남부의 따뜻한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서구 최초로 사탕수수가 경작되었다.

이후 11세기부터 13세기까지 벌어진 십자군 전쟁은 설탕 전파의 획기적인 계기가 되었다. 유럽인들은 아랍으로부터 설탕뿐 아니라 설탕 제조기술까지 받아들여 시칠리아 등 지중해 지역에서 사탕수수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베네치아 상인들은 정제기술까지 가지고 있었다. 이로 인한 부의 축적은 나중에 르네상스 개화의 발판이 되었다. 이어 15세기 포르투갈과 스페인 대항해 이후 사탕수수 재배는 아프리카와 중남미로 퍼져나갔다. (출처; 설탕, 2005. 4. 28, 김영사)

설탕은 후추와 함께 중세 유럽의 중요한 무역 품목이었다. 하지만 1453년 오스만튀르크가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하면서 설탕 교역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사탕수수 재배 지역인 이집트와 키프로스가 점령되면서 유럽으로의 설탕 공급이 끊겼다. 그 뒤 사탕수수는 신대륙에서 경작돼 유럽으로 수출됐다.

1612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맨해튼에 지금의 뉴욕을 건설하면서 아메리카 항로를 전담하는 서인도회사를 설립했다. 무역과 식민지 개척을 독점 수행하는 특권회사였다. 해적질도 서슴지 않는 전쟁기업이었고 모피, 노예, 사탕수수를 집중 거래했다.

포르투갈에서 추방돼 네덜란드로 이주한 유대인들이 대규모로 브라질로 건너갔다. 1630년 레시페 등 3개 도시를 거점으로 사탕수수를 본격 재배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1645년 포르투갈이 다시 브라질 식민지의 주도권을 잡자 네덜란드는 16541월 레시페를 포르투갈에 양도한 것이다.

그곳 유대인 1500여명은 다시 카리브 연안 서인도제도로 옮겨갔다. 이때부터 서인도제도에 사탕수수 농장이 대규모로 만들어졌다. 유대인들은 이윤이 많이 남자 아프리카에서 흑인 노예들을 데려와 농장에 투입했다. 이른바 노예, 담배, 설탕의 삼각무역으로 유럽에 가는 설탕이 폭증해 유럽 이 설탕의 단맛에 빠지게 됐다.

고가의 설탕 교역을 둘러싼 경쟁은 영국과 네덜란드 간 전쟁을 불렀다. 영국 항해조례가 발표되면서 영국과 네덜란드는 22년 간 세 차례 전쟁을 했다. 당시 사탕수수 경작지인 서인도제도의 바베이도스섬은 영국령이었지만, 설탕 교역은 네덜란드 서인도회사가 주도했었다. 바베이도스섬의 유대인들과 교역하던 네덜란드 상선 13척이 영국 함대에 나포되자, 이를 발단으로 16521차 영국·네덜란드 전쟁이 일어났다. 이 전쟁에서 승리한 영국이 1655년부터 설탕 무역 종주권을 차지했다.

(홍익희의 음식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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