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영웅 문형순서장, 국립호국원에 안장된다...
경찰영웅 문형순서장, 국립호국원에 안장된다...
  • 장수익 기자
  • 승인 2024.03.0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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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영웅 고 문형순서장 흉상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제주판 쉰들러로 알려진 문형순(1897년~1966년) 전 성산포경찰서장이 오는 5월 10일 국립제주호국원에 안장된다.

문 서장은 평안남도 안주에서 출생했으며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한 후 1920년대 만주 항일단체에서 활동했고 1935년부터는 지하공작대로 중국 허베이지역에서 암약했으며 1945년에는 임시정부 공식 군조직인 광복군 소속으로 화북지역에서 활약했다.

청춘을 독립운동에 바쳤으며 조국이 광복된 후에는 경찰에 투신해 1947년 7월 제주도에 부임했다. 모슬포경찰서장으로 재직할 때는 제주 4·3의 광풍 속에서도 좌익혐의를 받고 있던 무고한 주민 1백여명을 자수시킨 후 훈방조치해 학살 위험으로부터 구해냈다.

특히 1949년 성산포 경찰서장이 된 후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예비검속된 주민들에 대한 군 당국의 학살 명령을 거부해 성산면 지역의 예비검속자들은 무사할 수 있었다. 성산포서 예비검속자에 대한 계엄군의 총살명령에 “부당함으로 불이행한다"며 양민들의 총살을 거부하는 등 총 295명을 방면해 관할지역 주민들의 생명을 구했다. 이러한 업적으로 2018년 경찰청 올해의 경찰영웅에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불순분자라는 누명을 쓰고 성산포경찰서에 연행된 후 제주항에 있는 주정공장에 끌려가 취조와 고문을 당했던 4·3사건 생존 수형인 강순주(94세)씨도 문서장의 도움으로 총살을 면했다. 강씨는 평생 그를 은인으로 생각하며 지내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인데 최근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은 일반재판 생존 수형인인 강씨에 대한 첫 직권재심을 청구해 재판을 앞두고 있다.

경찰청은 그간 문 서장의 독립운동 사료를 발굴해 독립유공자 심사를 국가보훈부에 6회에 걸쳐 지속 요청했으나 입증자료 미비 등의 이유로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지 못했었다.

이에 경찰청은 문 서장이 6・25전쟁 당시 경찰관으로 재직하며 ‘지리산 전투사령부’에 근무한 이력에 착안해 지난 7월 독립유공이 아닌 참전유공으로 국가보훈부에 서훈을 요청했으며, 국가보훈부는 2023년 12월 문 서장에 대한 참전유공자 등록을 마쳤고 그 결과를 경찰청에 통보했으며, 제주경찰청은 문 서장이 참전유공자로 등록됨에 따라 제주호국원과 협의해 경찰영웅으로서 최고의 존경과 예우를 다할 예정이다.

한편 1953년 9월 제주청 보안과 방호계장을 끝으로 퇴직한 문 서장은 1966년 6월 20일 제주도립병원에서 향년 70세로 유족없이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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