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중학교 1학년 노트북 활용
[논평] 중학교 1학년 노트북 활용
  • 서귀포방송
  • 승인 2023.04.2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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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도교육청은 중1 노트북 활용과 관련해 관련 매뉴얼을 마련하고 충분히 준비된 정책을 추진하라!

전교조제주지부는 지난 3월 17일 중1 노트북 지급과 관련해 상호신뢰의 원칙에 의한 정책 집행 방안과 관련 매뉴얼을 마련하라고 요구한 적이 있다. 전교조제주지부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간에 체결한 정책협의회와 상견례 자리에서 약속한 노트북 지급과 관련한 교육감의 발언은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육풍토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말이라 판단했었다.

하지만 교육감의 발언과는 무관하게 중1 노트북 지급 관련해 상당 부분 학교에서 전적으로 선생님이 처리하고 있었고,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수업에 집중할 시간에 노트북 관련 업무를 처리하느라 교육활동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다. 또한 지난 14일 제415회 임시회 5차 본회의에서 제주도의회 한권 의원(더불어민주당) 의 발언에 대한 교육감의 답변을 들으며 이렇게 엄청난 예산을 들여 집행하는 사업이 이토록 준비가 덜 된 사업이라는 사실에 놀라웠다.

노트북은 6841대 보급됐고, 119억 원이 투입됐다고 한다. 하지만 집에 두고 학교에 가져가지 않고 있고, 학교에서 노트북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나마도 교육청의 생각과 달리 게임(프로그램)이 설치되고 있다"라며 "가정통신문도 보내고, 보안 프로그램도 설치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것일까?

김광수 교육감은 중학교 1학년에게 노트북을 제공하며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다양한 수업활동을 통해 디지털 기반 교수학습 활성화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능력을 배양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위한 교사 연수는 없었고, 노트북 활용 계획은 마련되지 않았다.

교육감은 시간이 조금 필요하며 디지털 플랫폼이 갖춰져야 한다는 답변을 하였다. 하지만 이는 119억원이나 되는 돈을 사용하며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는 자기 고백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학교는 수업 중 휴대폰이나 노트북 상시 사용과 관련해 매뉴얼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교육활동에 실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 노트북을 어디에다 두고 활용할지에 대한 지침도 마련된 것이 없다. 학교에 두게 되면 관리(대여 성격이긴 하지만 개인 물품)가 어렵고, 집에 가져가면 교육활동에 사용할 수가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노트북 수리를 포함한 관리 문제에 대한 계획도 부실하다. 6년 후에 반납되는 노트북은 아이들이 관리해야 하는데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에게 고장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난해 예산심사 때 교육청은 수리비와 관련해서 학생 부담이 전혀 없다고 답변했었다가 갑자기 수리비용을 청구한다고 하였다. 이런 경우 노트북은 관리 부담이 돼 버리고, 애물단지가 될 우려가 있다.

노트북을 보급했는데 우리 아이들이 디지털 기반에서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에 대해 저도 솔직히 자신이 없다"는 교육감의 발언을 들으며 ‘이게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책을 추진하며 모든 것을 자신할 수는 없지만 119억원이나 되는 국민의 혈세를 들여가며 추진하는 노트북 보급 사업이 이렇게 중구난방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자칫 제주교육에 부정적 인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 그렇지 않아도 지방세수의 감소로 전국 지자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을 낮추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일로 그러한 시도에 기름을 붓는 우를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교육은 의욕만으로 되지 않는다.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고 대비해야만 우리 아이들의 미래, 제주교육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정책의 신뢰를 회복하고, 선생님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길 바란다.

2023.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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