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김호] 소설가로 등단..
[농부 김호] 소설가로 등단..
  • 서귀포방송
  • 승인 2023.03.1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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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호 소설가
김 호 소설가

서귀포에서 감귤 과수원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부가 소설가로 등단했다.

집중호우가 나릴 때 장관을 이루는 서귀포시 강정동 소재 엉또폭포 근처에서 감귤과수원을 하는 농부 이봉길(64세)씨는 늦깎이로 월간 문예사조 3월호 신인상 단편소설 <약속>이 당선되어 문단에 얼굴을 내밀었다.

필명 김 호로 등단한 작가는 현재 서귀포시 신시가지에 살고 있으며, 지난 10여 년간 꾸준하게 습작했다.

<소설 심사평>

김 호 「약속」, 죽음과 영혼에 대한 고차원적 사건 전개

소설 창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작품의 배경, 즉 전개하는 환경이 중요하다. 거기에는 작중의 인물과 사건 등 발생하는 모든 시간적, 공간적인 무대가 중요하게 된다. 그리고 작품의 구조가 기승전결의 구도에서 결론적으로 적시하는 주제가 바로 우리 인생의 삶과 직결하는 스토리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여기, 김 호가 응모한 소설 「약속」은 우선, 제주 토박이 상봉과 봉철이 나누는 영혼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사후의 “영혼은 의식이 몸과 분리될 수 있을 때 가능하다.”는 결론을 먼저 적시하고 스토리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의 언어로 교감하는 대화는 실감나는 현장의 배경과 환경에서 화자의 어조가 더욱 공감의 영역을 확보했다는 선자들의 의견이었다. 그들은 죽음과 영혼에 대하여 진지하게 대화를 지속하면서, 그동안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들의 애환을 그 바탕에 도출시키면서도 죽음이나 영혼의 모습을 순수한 평민의 안목에서도 고차원의 가치관을 창출하려는 우리들의 인식을 비교적 잘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내가 영혼이나 순령이라면 너도 마찬가지니, 조만간 우린 다시 만날 거여. 그때랑 더 오래오래 같이 지내게. 내가 너를 지켜볼 수 있는 상황이면 온 힘을 다해 알려주마.”라고 상봉이 봉철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읽을 수 있듯이 그 주인공의 성격이나 서술과 묘사에서 작품의 주제 표면화에 많은 관점을 두었는데, 이는 소설작법에서 주목하게 되는 점을 앞으로도 잘 챙기길 바란다.

한편, 소설작법에서는 주제의 표면화에 많은 작가의 지적인 소양을 요구하게 되는데 모든 문학작품에서 그러하듯이 인본주의의 개념을 중시한다. 여기서는 “죽은 다음 뭘 어떻게 해야 할까 의논하며 마무리했다. 영혼이 자기 존재를 알려 줄 어떤 힘이 있는 경우와 속수무책 아무런 능력이 없는 경우로 나누어, 과연 어떤 방법으로 알려 줄 건지 진지하게 찾았다. 유난히 더웠던 그 해 여름이 다 갈 무렵, 생사를 이어 보자던 우리 ‘다짐’은 그렇게 완성되었다.”는 의도의 결론이 더욱 감명으로 남는다.

앞으로 소설작법의 구성 요소들에서 인물과 사건의 현장 그리고 묘사의 언어 등을 더욱 연마하여 좋은 소설가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출발을 축하한다. <심사 위원 : 김송배․김태호>

 

<김호 소설가 당선 소감>

당신의 직업은 무엇입니까. 홍콩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별로 쓸 게 없던 나는, ‘작가’라고 적었다. 누가 검증할 것도 아니니. 나 혼자 작가라고 우기고 다니던, 이른바 ‘무명 작가’. 우리는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하지 않으셨던가. 그 전 단계엔 ‘생각’이 있었을 것이니, 우리의 일들은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스스로 작가라 칭하고 다녔어도, 단편소설 대여섯 개는 써 놨으니, 별로 부끄럽진 않았다. 세상이 나를 알아줄 날이 오겠지. 내 글을 읽어본 어느 친구는 ‘이 소설은 노벨상 감’이라 하면서, 나를 그 얇디얇은 풍선 – 어디서 누가 띄운 지도 애매한 ‘애드벌룬’ 속으로 힘껏 밀어 넣어 줬다.

이제부턴 어어 하다가 터져버린 풍선 속에서 그대로 떨어져야 한다. 낙하산은 처음부터 없었다. 다시 읽어보면 부끄럽기만 한 수준인 걸 잘 안다. 그럼에도 과감히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세상 밖으로 나오는 두려움. 껍데기를 깨고 나오는 것이나, 벌거벗은 채 엄마의 몸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나, 그런 건 다 우리 모두의 숙명일 것이다.

제주 올레를 개척한 서명숙 이사장님과 서귀포 문학을 이끄시는 윤봉택 회장님께서 용기를 북돋아 주셨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진짜 작가가 됨직하다고. 너무너무 고마우신 분들이다.

우리 보배, ‘지홍’이와 ‘하진’이 엄마 – 오혜옥 여사가 떠오른다. 가끔 한 번씩 자기 ‘일생일대의 실수는 너에게 시집온 거’라 하면서도, 누구보다도 나를 이해해주고 감싸주는 걸 잘 안다. 간만에 저와 가까운 모든 분들께 하나님의 은총과 부처님의 가피가 충만하시길 빌며 인사 드린다.

<프로필>

본명 : 이봉길, 필명 : 김 호(金 湖)

생년 : 1959년

학력 :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출생지 : 제주도 제주시 삼도이동

거주지 : 제주도 서귀포시 신서귀로 97번길 87. 102동 301호 (강정동 대림한숲빌라)

전화번호 : 010-2690-4416

이메일 : pluswd@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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