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화 '쇼생크탈출' 속 브룩스기념도서관과 주민참여예산
[기고] 영화 '쇼생크탈출' 속 브룩스기념도서관과 주민참여예산
  • 서귀포방송
  • 승인 2021.04.1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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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순주 주무관 (서귀포시 대정읍사무소)
현순주
현순주

내가 정말 감명 깊게 본 영화중에 '쇼생크 탈출'이라는 영화가 있다.

1994년에 개봉된 이 영화는 아내와 정부를 살해한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악명 높은 교도소 쇼생크에 갇힌 ‘앤디 듀프레인’의 감옥에서의 삶과 탈옥 과정을 보여주면서 자유의 의미와 희망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이 영화에는 명대사도 많고, 기억에 남는 장면도 많지만 지금 여기에서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앤디가 브룩스 기념 도서관을 만드는 과정이다.

간수가 세금을 면제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을 계기로 교도소 도서관으로 배정받은 앤디는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책들이 엉망진창으로 쌓여있는 도서관을 보면서 그곳을 좀 더 풍부하고 쾌적하게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고 기금을 요청하는 편지를 ‘주 의회’에 매주 보낸다. 무려 6년이 넘는 시간동안 계속된 앤디의 편지에 의해 ‘주 의회’로부터 기금을 얻어내어 도서관을 확장하고, 책장과 책상 등을 구비하고, 책을 체계적으로 배열해 ‘브룩스 기념 도서관’을 만들어낸다.

앤디가 도서관을 정비하기 위해 예산을 얻어내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생각하게 되었다. 주민참여예산이란 예산 편성‧집행‧평가과정에 주민참여를 보장함으로써 지방재정 운영의 투명성, 공정성 및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인데, 지역사회 문제 해결 등에 필요한 사업을 주민들이 발굴해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앤디가 교도소 내 도서관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 의회에 예산을 요청하는 과정이 지금의 주민참여예산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도는 주민참여예산을 위해 매년 2백억원 이상의 예산을 책정하고 있으며, 대정읍은 지난해 어린이공원의 노후된 화장실을 교체하는 ‘어린이 공원 내 화장실 신축공사’ 사업, 쓰레기 불법투기가 잦은 곳에 숲을 조성해 쓰레기 불법투기를 줄이자는 ‘대정읍 불법투기 취약지역 숲 조성 사업’, 택배를 받기 힘든 마라도‧가파도 등 도서지역 주민들을 위한 ‘도서주민 편익을 위한 무인택배함 설치사업’ 등 10개의 사업이 주민들의 아이디어로 발굴,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편성되어 시행되고 있다.

2022년도 주민참여예산사업을 편성하기 위해 4월 1일부터 5월 16일까지 도민을 대상으로 공모중이다. 올해도 역시 도민들의 지역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과 아이디어로 훌륭한 사업이 많이 발굴되어 시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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