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연중 발명칼럼] 향기도 상품이다
[왕연중 발명칼럼] 향기도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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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15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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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 칼럼니스트.
연세대학교 특허 법무 대학원. 전 한국발명진흥회 이사. 전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현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왕연중 칼럼니스트
왕연중 칼럼니스트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으로 이용하라.’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있어 이보다 더 적절한 성공 법은 없을 것이다. 과감한 투자나 기업의 확장도 필요하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얻어내는 것이 가장 확실한 성공의 비결인 것이다. 우선 주위를 둘러보라. 모든 것이 상품이고 자원이다. , 공기, ,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냄새도 팔 수 있는데 무엇인들 못 팔겠는가?

오래된 이야기지만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귤 향기를 팔아 크게 히트한 적이 있다. 물론 향기를 캔에 담아서 팔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향기를 뿌려주는 서비스를 하는 것이었다. 캘리포니아 주를 달리는 고속버스는 중유에 귤의 향료를 넣어 사용하고 또 차내에다 귤 향기를 뿌렸다. 이러한 서비스는 귤의 생산지로 유명한 지역 특성을 살린 것이기도 하고 과일 전문 생산지인 캘리포니아 주의 광고 전략이기도 하였다. 거리에 넘쳐흐르는 귤의 향기에 사람들은 캘리포니아 주의 과일을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이 덕분에 귤의 판매량이 급증하였다.

히트상품으로 대표적인 것은 기존의 비누에 솔잎의 향기를 첨가하여 만든 '솔잎비누'이다. 이를 발명한 사람은 미국 버몬트 주의 벌리판이라는 사람이었다. 벌리판은 비누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인기 만담가였다. 매일매일 바쁘게 살아가던 어느 날, 벌리판은 무대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그 동안 앓던 폐결핵이 악화된 것이다. 그 때까지만 해도 폐결핵은 불치병에 가까웠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들과 격리된 채 치료를 받아야 했다. 따라서 그는 요양 치료에 들어갔다. 그가 찾은 곳은 소나무가 울창한 산골 마을로 공기가 좋은 곳이었다. 그는 여기서 본격적인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 투약과 함께 산림욕을 즐기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번잡한 도시 속에서 탁한 공기에 시달려 온 벌리판으로서는 솔잎 향기 그윽한 산골 마을이 천국이었다.

솔잎 향기가 이처럼 상쾌할 줄은 미처 몰랐어.'

솔잎 향기가 은은히 퍼지는 소나무 숲에서 산림욕을 즐길 때마다 벌리판은 그 향기에 감탄했다. 그리고 1 년이 채 안 돼 건강을 되찾기에 이르렀다. 그러면서 솔잎 향기에 대한 고마움도 품게 되었다. 도시로 돌아온 벌리판은 만담을 다시 시작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솔잎 향기! 이것이라면 도시인에게 나의 만담보다 더 큰 활력소가 될 것이 틀림없어. 솔잎 향기의 장점을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는 없을까?' 벌리판은 며칠 동안 골똘히 생각했으나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무릎을 탁 쳤다.

'그래, 이거야!'

하루의 일을 마치고 손을 씻던 벌리판은 순간적으로 솔잎비누를 생각해 냈다. 그로부터 2 년 남짓 지났을 때는 '벌리판의 솔잎비누를 모른다면 미국 사람이 아니다.'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가 되었다. 벌리판은 솔잎비누 하나로 신화를 이뤘던 것이다.

이후 세계 각국은 각종 향기를 첨가한 비누 발명에 열을 올렸고, 향기가 나는 인쇄잉크가 개발되기도 하고, 냄새를 종이와 섬유에 입히는 방법 등도 나왔다. 또 있을 것이다. 그것을 찾아내는 순간 발명가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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