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연중 발명칼럼] 실용적인 발명에 도전하라
[왕연중 발명칼럼] 실용적인 발명에 도전하라
  • 서귀포방송
  • 승인 2021.04.06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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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 칼럼니스트.
연세대학교 특허 법무 대학원. 전 한국발명진흥회 이사. 전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현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왕연중 칼럼니스트
왕연중 칼럼니스트

아이디어의 가치를 따지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실용성이다. 아무리 그럴듯한 아이디어라고 해도 상품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죽은 아이디어다. 이런 아이디어는 아무리 많아도 쓸모가 없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마추어 발명가 중에는 실용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최고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아이디어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한데서 오는 잘못이다.

작은 아이디어로 큰돈을 벌수 있다는 것은 그 아이디어가 아주 실용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마추어는 이 점을 잊고 아이디어면 모두 돈이 되는 것으로 착각한다. 때문에 섣부르게 상품화에 뛰어들어 전 재산을 날리는 경우도 적지 않게 일어나는 것이다.

소비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까다롭다. 조금이라도 만족스럽지 않거나 가격이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지갑을 열지 않는다. 때문에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신중해야 하는 것이다. 편의성은 물론이고 상품의 가격도 저렴하거나 비싸지 않아야 히트 상품이 될 수 있다. 또 모양도 생각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모양이 혐오스러우면 쉽게 인기를 끌 수 없다. 이 모든 것을 충분히 고려해야 히트 상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상품화를 추진하는 경우라면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끔 상담을 의뢰해오는 경우를 보면 많은 아마추어 발명가들이 이 점을 잊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한다. 연구소를 찾아온 한 중년의 남자는 자신의 생각을 기업들이 알아주지 않는다면서 대뜸 불평부터 했다.

내 이야기를 듣더니 콧방귀를 뀌는 겁니다. 내 친구들은 전부 재미있는 아이디어라고 했다고요. 그런데 이 작자들은 선생님 나중에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다시 연락 주십시오.’하면서 나를 밀어내더라 이 말입니다.”

물론 그의 아이디어는 재미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상품으로 만들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특히 우리 실정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았다. 그에게 여러 가지로 충고를 해줬으나 그는 쉽게 납득하지 않은 듯 했다. 그리고 결국은 얼마 후에 자기의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겠다며 기업을 차렸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런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 실패의 길을 걷는다.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은 홍보력도 부족하고 판매망도 거의 없기 때문에 처음에 시장을 개척하기가 매우 어렵다. 많은 중소기업이 생산만 하고 판매는 대기업에 의존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물론 좋은 상품이라면 입소문을 통해서 점점 인기를 끄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인지도가 어느 수준까지 올라가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는데 문제는 인지도를 일정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빚에 허덕이다가 패가망신해 가족들에게조차 버림받는 안타까운 경우도 생긴다. 자기 손으로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겠다고 나선 아마추어 발명가도 결국은 이런 길을 걷고 말았다. 직장도 내팽개치고 빚까지 얻은 것이 화근이었다.

아이디어를 만들 때는 충분히 상상력을 발휘하고 말도 안 되는 공상을 해야 하지만 일단 상품화의 길에 들어서면 상식과 이성을 총동원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혼동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충분히 생각하고 아무리 신중해도 부족하지 않다. 돌다리도 두드리는 심정으로 실용성을 거듭거듭 따져보아야 한다. 또한 소비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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