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칼럼] 기상조건과 농작물
[기상칼럼] 기상조건과 농작물
  • 서귀포방송
  • 승인 2021.03.29 07: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석준 칼럼니스트.
국내 최초 기상전문기자.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지속경영교육원장.
제9대 기상청장(2011.2~2013.3). 전 세계기상기구(WMO) 집행위원.
(사) 한국신문방송인클럽 회장
조석준 칼럼니스트
조석준 칼럼니스트

기상은 모든 농산물의 생산과정은 물론 그 생산품이 소비되는 단계에까지 큰 영항을 미친다. 맨 처음 농작물이나 품종을 선택하는 단계부터, 심으려는 품종이 그 지역 기후조건에 알맞은지 앞으로 수확을 할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파인애플이나 바나나 등 아열대지방의 농산물은 특수한 농사법을 사용하지 않는 한, 우리나라에서 생산할 수 없는 것처럼, 우선은 그 지역 풍토에 알맞은 농작물을 심어야 한다. 또 농작물을 파종하거나 심는 단계에선 당시의 기후가 순조로워야만 그 경작지에서 생육이 시작된다. 한마디로 경작지가 있는 그 지역의 기후조건이나 수시로 변하는 기상조건에 따라 농작물의 종류나 품종, 농사를 짓는 방법 등이 달라진다.

다음으로 농작물의 성숙기나 생장기에도 기상조건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모든 식물의 경우 거의 본능적으로 수은주가 어느 정도 선을 넘어야만 생육을 시작한다. 섣불리 생육을 시작했다가 갑자기 꽃샘추위라도 닥치면, 자신들의 생명마저 위험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평균기온이 섭씨 5도가 넘으면 농작물이 생육을 시작하고, 섭씨 15도가 넘으면 꽃을 피우면서 열매를 맺기 위한 성장을 하게 된다.

짙은 안개는 농작물의 생육에 많은 영향을 준다. 우선 안개가 끼면 햇빛이 차단되어 농작물의 성장이 더디어진다. 특히, 생장기에 짙은 안개가 오래 끼면 꽃이 늦게 피거나 성숙이 불량해져서 수확이 줄고 품질도 나빠진다. 과수는 성숙기에 안개가 자주 끼면 과실 표면이 지저분해져서 상품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봉지로 싸준다. 이와는 달리, 오히려 안개가 자주 끼면 좋은 품질이 나오는 작물도 있다. 차나무와 모시 등 저마류는 안개가 끼어서 자외선의 양이 줄어들수록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밖에 날씨는 농작물의 수확과 소비단계에 이르러서는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

태풍이나 홍수, 가뭄 등의 나쁜 날씨는 해마다 수시로 나타나서 몇 개월이나 몇 해 동안 땀 흘려 가꾸어놓은 농작물을 하루아침에 휩쓸어 가거나 말라 죽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한 차례의 태풍이나 가뭄이 스쳐간 농경지는 땅의 질이 무척 나빠져서 다음 농사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토질을 바꿔주거나 비료를 공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요즘은 농업기상에도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면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오래전부터 사용하던 방법 중에는 현재 경작지의 기상조건에 맞는 품종을 개발해서 심거나 재배방법을 다르게 하는, 조금은 소극적인 방법이 있다. 또 다른 하나는 기상조건이 아주 나쁜 농경지에선 나무를 심어서 방풍림을 조성하거나 아예 공사를 해서 지형을 바꾸는 적극적인 방법도 있다. 이렇게 하면 경작지 주변을 맴도는 기류의 흐름이 바뀌면서 기상조건도 변하게 마련이다. 이처럼 농업생산에 있어서 기상정보나 기상기술을 잘 활용한다면 경작지의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작물의 생육과 생산량의 예측도 가능해져서 농업 전반에 걸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