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칼럼] 기상 분석을 한 후 조각품을 설치하라
[기상칼럼] 기상 분석을 한 후 조각품을 설치하라
  • 서귀포방송
  • 승인 2021.02.25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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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준 칼럼니스트.
국내 최초 기상전문기자.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지속경영교육원장.
제9대 기상청장(2011.2~2013.3). 전 세계기상기구(WMO) 집행위원.
(사) 한국신문방송인클럽 회장
조석준 칼럼니스트
조석준 칼럼니스트

요즘 웬만한 집에는 글씨나 그림 같은 미술품 한두 점씩 가지고 있다. 또한 대형 빌딩 주변에는 돌이나 철제를 써서 만든 조각품들의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그런데 밖에 있는 조각품은 물론이고 실내에 있는 그림까지도 원형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날씨다.

일반적으로 한겨울이 지나고 나면 잘 포장되었던 아스팔트 도로가 갈라지고 시멘트로 만든 담벼락도 금이 간다. 이것은 겨울 내내 강추위가 주기적으로 찾아와서 도로나 담벼락이 수축팽창하는 사이에 파손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야외에 설치되어 있는 조각품들도 눈비를 맞고 심한 기온 변화를 겪으면 서서히 파손된다. 특히 조각품의 재질이 대리석이거나 철제인 경우 쉽게 금이 가거나 녹이 슨다.

오래 전 이탈리아 대리석으로 만든 조각품들이 야외에 설치된 지 일 년도 되지 않아 작품에 금이 가고 조각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여 논란거리가 되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연중 온화한 기후 지대에서 사용하는 이탈리아제 대리석이 눈비가 자주오고 주기적인 추위가 닥치는 우리나라의 기후를 견뎌내지 못한 때문인 것으로 판명되었다. 따라서 조각품을 만들기 전에 작품을 설치할 지역이나 공간이 어떤 곳인가를 고려하며 재질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조각품의 겨우 눈비를 피할 수 있는 실내에 놓으면 수명이 길어진다. 그러나 글씨나 그림 같은 미술품은 실내에 있더라도 설치되어 있는 장소의 기상 조건에 따라 원래 모습이 서서히 변하게 된다. 또한 미술 작품은 자체적으로 습기를 품고 있기 때문에 전시 장소의 온도나 습도 조절을 소홀히 하면 손상을 입기 쉽다. , 건조한 상태가 계속되면 유화 작품은 물감을 칠한 부분이 갈라지거나 허물어지고, 습기가 많을 때는 작품에 곰팡이가 슬어 작품이 부패하거나 변색된다. 그리고 미술품이 햇빛에 노출될 경우에는 광학작용이 일어나 색이 변하거나 액자가 틀어져서 작품 가치가 떨어지기도 한다.

래 전 부터 세계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대기 오염은 미술품이나 유적 보전에도 커다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대 유적지가 많고 거리마다 수많은 조각품이 널려 있는 이탈리아나 그리스의 경우 기후가 온화하기 때문에 지난 2천 년 동안은 유적이나 조각품들이 그런대로 보전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 지역도 다른 여러 나라와 마찬가지로 대기 오염이 심해지고 산성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유적이나 조각품들의 파손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한 전문가는 지난 50년 동안 유적과 조각품들이 입은 손상이 이전 2400년간에 걸친 부식 정도보다 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대기 오염에 의한 유적 파손은 우리나라에서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어 그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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