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칼럼] 국제 무역과 기상정보 활용
[기상칼럼] 국제 무역과 기상정보 활용
  • 서귀포방송
  • 승인 2021.02.03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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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준 칼럼니스트.
국내 최초 기상전문기자.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지속경영교육원장.
제9대 기상청장(2011.2~2013.3). 전 세계기상기구(WMO) 집행위원.
(사) 한국신문방송인클럽 회장
조석준 칼럼니스트
조석준 칼럼니스트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날씨가 자신의 상품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것 이외에도 뜻하지 않게 차질을 일으키는 사례가 있다. 돌변 기상으로 사업장이 부서지거나 상품이 피해를 입는 경우다. 이러한 경우 기상에 관련된 정보나 지식을 활용하여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외국과 무역을 하는 업체는 물건 납기일을 지키는 것을 상품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게 여긴다. 그런데 종종 배에 물건을 싣고 항해하던 중에 태풍이나 폭풍우를 만나 상품의 도착 날짜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상대방은 업무에 차질을 빚은 대가로 클레임, 즉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이처럼 난감한 경우를 당했을 때 바로 기상청에서 발급하는 기상 증명이라는 서류가 필요하다. 상품의 운반이 늦어진 이유가 항해 도중에 이러이러한 태풍을 만났기 때문이라는 구체적인 사실을 기상청이 증명해 주면, 상대방은 더 이상 손해배상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 국제관례다.

무역을 하는 데에는 날씨가 상품 자체와 그것을 운반하는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홍수가 자주 나는 인도에 철도나 차량을 수출하는 경우에는 다른 나라보다 차체를 높이는 한편, 전기의 배선이나 기계류 등을 운전석 뒤에 따로 적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한 장마철이 긴 지방에 수출되는 세탁기에는 건조기를 붙여야 환영을 받는다. 이 밖에 눈이 많은 지방에 수출하는 차는 바닥재로 두꺼운 철판을 사용한다. 눈이 많은 지역에서는 도로에 소금을 많이 뿌려, 차체가 빨리 썩기 때문에 이것을 방지하려는 목적에서다.

다음으로 날씨는 상품의 이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철제 완구나 다른 철제 제품을 우리보다 기온이 높은 열대 지방으로 수출한 경우, 상품 보전에 주의해야 한다. 만일 우리나라에서 출발할 때 기온이 섭씨 5~6도였으나 짐을 내릴 때 기온이 섭씨 30도가 넘게 되면, 상품 표면에 이슬이 맺히고 녹이 슬어서 그 상품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 따라서 수출품을 포장할 때에는 운반 경로의 기상조건과 도착하는 곳의 기상 요소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무역은 주로 배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18세기 전에는 바람을 이용해서 운항하는 배가 주를 이루었다. 그래서 그 시기에 배의 선장들은 지구상에 바람이 부는 곳과 그러지 않은 곳을 가려서 항해하느라 꽤나 신경을 썼다. 중위도 고압대에 있는 말의 위도라는 무풍지대에 들어갈 경우 몇 달 이상 배가 움직이게 못하게 된다. 또한 어떤 지역에서는 일정한 방향으로만 바람이 불어서 뱃사람들의 항해를 도와주기도 했다. 북위 5~30도 사이와 남위 5~30도 사이에서 부는 바람이 바로 그 주인공으로서 그 이름도 각 북동 무역풍과 남동 무역풍이라 불린다.

모든 기상 정보와 기상 지식을 알아서 나쁜 날씨를 가능한 피해간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는 것이다. 지금은 우리나라의 날씨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기상도 알아야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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