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문명사 칼럼] 성경에 자주 나오는 올리브 나무
[인류문명사 칼럼] 성경에 자주 나오는 올리브 나무
  • 서귀포방송
  • 승인 2021.01.03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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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희 칼럼니스트.
KOTRA 밀라노 무역관장. 세종대학교 대우교수.
(저서) 유대인 이야기, 세 종교 이야기 등 다수
홍익희 칼럼니스트
홍익희 칼럼니스트

성경에는 올리브나무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창세기에 노아의 홍수가 끝난 후 비둘기가 올리브나무 가지를 물고 왔다라는 구절이 있다. 노아의 배가 정착했다는 터키의 아라랏산 일대서부터 가나안에 이르는 지역이 올리브나무의 원산지다. 올리브는 척박한 사막성 기후의 땅에서 자라느라 살아남기 위해서는 뿌리를 땅속 깊이 내려야 한다. 그리고 뜨거운 태양 아래서 살아남으려면 성장속도를 줄이고 나이테를 겹겹이 짧게 쌓아 수분증발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이렇게 생존을 위해 올리브나무는 심긴 지 15년 동안 뿌리만 내린다. 그렇게 뿌리를 깊게 내린 후에야 비로소 첫 열매를 맺는다.

올리브나무 열매의 첫 기름은 가장 좋은 기름이기 때문에, 왕의 대관식과 사제서품에 쓰인다. 거룩한 기름인 것이다. 옥토에 심긴 나무들조차 가뭄으로 죽을 때에도 올리브나무는 깊은 뿌리 덕분에 바위투성이 땅에서 살아남아 1000년 이상 열매를 맺는다. 예루살렘 겟세마네 동산의 올리브나무들도 수령이 거의 1000년 이상 되었다. 심지어 예수 그리스도의 이전에 심겨진, 수령 2300년이 넘은 것도 있다. 올리브나무는 특이하게도 가지가 잘려나가도 밑동에서 계속 새 가지가 돋아나 열매를 맺는다. 참 올리브나무에 돌 올리브나무를 접붙여도 잘 자란다.

올리브나무가 오래 살 수 있는 것은 독특한 면역체계 때문이다. 메뚜기 떼가 공격해서 올리브나무를 갉아먹으면 올리브나무는 독특한 화학성분을 합성하여 냄새를 분비하는데, 이것이 바람에 날려 옆의 나무에 옮겨진다고 한다. 옆의 올리브나무들은 메뚜기 떼의 공격을 막는 화학물질을 만들어내기 시작해 먼저 공격당한 나무는 죽지만 옆의 나무들을 살린다고 한다. 자기 한 몸을 희생해 공동체를 살리는 것이다.

지중해 사람들은 고도비만이나 혈관질환이 없는 편이다. 올리브유와 포도주 덕분이란다. 올리브유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고대에도 잘 알았던 듯하다. 고대에 올리브유는 귀한 상품이었다. 사막성 기후 가나안 광야에는 올리브나무가 많이 자랐다. 가나안 사람들은 기원전 3000년경부터 올리브유와 포도주, 소금, 말린 생선을 갖고 해상교역을 시작했다. 그들이 인류 최초로 원거리 항해를 시작해 지중해 교역망을 구축한 사람들이다.

기원전 2000년경에 가나안 사람들은 멀리 영국의 남부 콘웰 지방에서 발견된 대량의 주석을 소금과 올리브유, 포도주를 주고 바꾸어 왔다. 이로써 유럽에 청동기문명이 만개될 수 있었다. 고대 가나안에서는 재산의 많고 적음을 따질 때 그가 가지고 있는 양들과 올리브 나무들의 수를 세어 가치를 매겼다고 한다. 그만큼 올리브나무는 귀한 가치가 있었던 식물이었다.

가나안 사람들이 지중해 교역 거점지역을 넓혀 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들 올리브나무를 그리스 지역과 이탈리아 그리고 스페인 등지로 순차적으로 옮겨심기 시작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가나안 사람들을 페니키아라 불렀다. 페니키아란 그리스어로 자주색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수많은 장수촌이 밀집해 있는 지중해 국가들의 식단에는 항상 올리브유가 빠지지 않는다. 올리브유는 요구르트, 양배추와 더불어 서양의 3대 장수식품이다. 지중해 연안의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요리를 지중해 식단이라고 하는데, 이들 지역 사람들이 가장 낮은 심장질환발생률을 보인다는 중요한 연구결과가 있다. 그들이 애용하는 올리브유가 혈관의 나쁜 콜레스테롤을 씻어내어 건강에 좋기 때문이다. 게다가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데 특히 여성의 유방암 발생을 줄여준다고 한다.

올리브나무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개인이나 국가도 뿌리가 튼튼해야 하고, 공동체를 위해 서로 협력해야 좋은 결실을 맺는 섭리를 이야기해주고 있다. 올리브유를 드실 때 가끔은 이런 이야기들을 기억해 주시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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