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제주도 방언의 언어지리
[신간] 제주도 방언의 언어지리
  • 장수익 기자
  • 승인 2020.10.05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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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자 제주학연구센터장
[신간] 제주도 방언의 언어지리
[신간] 제주도 방언의 언어지리

“제주도 산북지역에서는 옥돔을 ‘셍선’이라 부르는데 왜 산남지역에서는 ‘솔라니’라고 부를까요?”

“제주시에서는 ‘빙떡’이라 하는데 성읍에서는 ‘전기떡’, 대정에서는 ‘빈떡’이라고 하는 이유는 뭘까요?”

제주는 좁고도 넓다. 그러나 제주 사람들이 향유해온 문화는 결코 작지 않다. 제주 사람들이 사용해온 언어를 보면 알 수 있다. 제주시를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의 말이 다르고, 한라산을 중심에 두고 남쪽과 북쪽의 말이 다른 경우도 있다.

왜일까? 그 궁금증을 풀어줄 책이 나왔다.

언론인이자 방언학자인 제주학연구센터 김순자 센터장이 도서출판 각에서 펴낸 '제주도 방언의 언어지리'. 이 책은 저자가 10년 전에 발표했던 박사학위논문을 깁고 보태 엮은 것이다. 논문의 오류를 바로 잡고, 글을 쉽게 고쳐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연구를 위해 저자는 2009~2010년 1년 동안 현평효 외(1995) ≪제주어사전≫을 텍스트로 하여 지역적인 분화가 뚜렷한 어휘 항목 310개를 추출해 21개의 소주제로 나눈 후, ≪제주도방언연구(자료집)≫(1962)의 현평효 조사 지점인 읍면 지역에 부속도서 3지점을 더하여 16지점에서 35명의 제보자를 대상으로 현지 조사했다.

조사 어휘 중 분화상이 뚜렷한 155개의 어휘를 지도 위에 표시해 방언 구획을 하고, 제주도 방언 구획이 고려 말 행정체제인 동서도현과 조선시대 삼읍체제가 주요 요인임을 밝혔다.

언어 지도는 방언 조사를 바탕으로 방언의 지리적 분포 상태를 표시한 지도다. 이 언어지도를 통하여 지리적 조건에 의하여 언어가 분화한 현상을 밝히는 학문이 곧 언어지리학인 셈이다. 따라서 이 책은 제주도 방언의 지리 분포상과 방언 구획을 구명해 준 귀중한 연구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농사, 음식, 의복, 집, 도구, 민속, 인체, 사람, 질병, 육아, 놀이, 친족, 자연, 동물, 식물, 동사, 형용사, 감탄사, 부사, 문법소 등 21개의 소제목 순으로 155개의 어휘 지도에 ‘제주도 행정구획도’ 등 6개의 지도를 더해 모두 161장의 언어지도가 작성됐다. 논문 끝에 부록처럼 실었던 155개의 언어지도는 책으로 꾸미며 어휘 해설 분야에 녹여 내어 지역에 따른 방언차를 한 눈에 살필 수 있게 하였다.

어휘 해설은 각각의 어휘에 대해 분포상을 보여주는 한편 음운, 형태, 어원 등 생동하는 언어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였다. 어원을 밝힐 수 있는 어휘는 문헌에서 찾아 제시고, 해설을 통하여 문헌어가 제주도 방언에 얼마나 많이 잔존해 있는가도 확인해 보여주고 있다. 문화적인 특성이 드러난 어휘들은 문화적 요소를 곁들여 해석하고, 다양한 분포상을 보여주는 방언형은 최대한 살려서 기술했다.

예를 들어 ‘찔레나무’의 경우는 어휘 분화가 총칭에서도 일어나지만 계열어인 열매와 순 이름에서도 분화 양상을 보인다. 따라서 그 분포 양상을 기술해 생동하는 언어의 모습을 보이려 했다.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꾸몄는데, 1장 ‘서론’은 연구 목적과 연구 방법, 선행 연구, 조사 방법과 조사 개요로 이뤄졌다.

2장 ‘방언 지도와 방언 분포’는 제주도 방언의 언어 지도 작성과 분화 양상, 그리고 언어지도에 따른 어휘 해설로 이뤄졌다. 언어지도는 어휘지도 155개와 제주도 행정구역과 도서지도, 조사 지점도, 동서도현도(1300년), 제주삼읍도(1416년), 하위방언구획도, 인상적 방언구획 등 6개 지도를 포함해 161개다.

3장 ‘방언 구획과 방언 분화’는 제주도 방언이 고려 말부터 조선 초까지의 동서도현(1300~1416)과 조선시대 삼읍 체제와 무관하지 않음을 입증했다. 제주도 언어지도는 동서형, 남북형, 복합형으로 나뉜다.

제주도 방언의 언어지도에 동서형이 많은 것은 1300년대부터 1416년까지 이어지는 동서도현 설치와 관련이 깊고, 남북형은 조선시대의 삼읍 체제의 영향이 크다. 이 책에서 이러한 행정 체제가 방언구획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제주 본섬과 부속 도서인 우도⋅비양도⋅가파도의 방언 분화, 언중 의식 속의 방언 구획과 방언 경계가 어떻게 나타나는가도 살폈다.

4장 ‘실재 시간에 따른 방언 변화’는 현평효의 조사 시점인 1956~1958년과 이 논문을 쓰는 시점인 2010년의 조사 자료를 대비하여 방해의 변화 양상을 살폈다. 50여 년의 시간적 거리를 두고 방언형이 일치하는 경우와 시간적 거리로 말미암아 자료집에 제시된 방언형이 출현하지 않거나 그 반대로 제시되지 않은 방언형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이런 변화 양상을 통하여 방언 조사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함을 역설했다.

5장은 ‘제주도 언어지도’를 통하여 얻은 결론을 요약한 내용이다. 부록으로 ‘제주도 방언 조사 질문지’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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