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예래의 새로운 꿈
[기고] 예래의 새로운 꿈
  • 서귀포방송
  • 승인 2020.07.22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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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
문대림 이사장
문대림 이사장

2015년 대법원 판결에 따라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사업 투자자인 버자야그룹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를 상대로 35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심지어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4조1000억원 규모의 ISDS 국제소송 절차를 추진했다.

그러나 2020년 6월 30일, JDC는 버자야그룹과 5년간의 법정 공방을 완전히 끝냈다. 이번 협상 결과는 JDC는 버자야그룹이 최초 청구했던 3238억원의 절반 이하인 투자원금 수준의 손해배상금을 버자야그룹에 지급하고, 버자야그룹은 JDC와 제주도,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사업을 JDC에 전부 양도하는 것으로 최종 마무리됐다.

이번 버자야그룹과의 협상의 가장 큰 의의는 그동안 절대 불가능해 보였던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사업의 재추진 가능성을 활짝 열어놓았다는 것이다.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사업은 투자자 소송 해결 없이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제 버자야 그룹과의 협상 타결로 사업 가능성이 0%였던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사업은 재추진 가능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사업 재추진의 가능성이라는 희망은 현재 진행 중인 토지주와의 소송에서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예래동에 또 한 번의 새로운 계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본다.

한편 버자야그룹은 불확실한 법정소송보다는 최소한의 투자원금을 확보하고 향후에는 한국-말레이시아 FTA와 대한민국 신남방 정책에서 우선적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예래휴양형 주거단지에 남은 이슈는 토지주와의 소송이다. 굵직한 토지주와의 소송 1심 결과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올해 연말쯤에 나올 예정이다. 사법부의 합리적 판단이 전제된다면 60% 이상의 토지는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해 본다. 조만간 예래동 주민들과 토지주들을 대상으로 협상 결과에 대해 소상하게 설명하고 그들의 솔직한 의견을 듣고자 한다.

예래휴양형 주거단지의 마지막 이슈인 토지주 소송도 꼼꼼하게 준비해서 사업 재추진의 확실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모든 열정을 다할 것이다.

사물과 현상을 보는 틀을 ‘프레임’이라고 한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의 저자 조지 레이코프는 ‘프레임이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라고 정의했다.

프레임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어떤 문제에 대한 평가가 전혀 달라진다.

이번 버자야그룹 협상 결과 평가에서도 ‘과거의 잘못’에 방점을 찍는 프레임과 ‘현안 해결’적 관점의 프레임, 이 두 가지의 프레임이 존재한다. ‘과거의 잘못’ 프레임으로 보면, JDC의 5년 전 잘못을 지금에 와서야 매듭을 짓는 것이기에 비판적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안 해결’의 프레임으로 보면 기약조차 할 수 없었던 4조원대 국제소송과 3000억원대 손해배상소송을 완전 종결시켰고 예래 지역에서 새로운 사업의 재추진 가능성을 한층 높인 성공적인 협상이다. 투자자와의 지루한 법정소송보다 지금 합리적으로 협상하는 것이 제주의 미래를 위해 절대적인 이익이었다.

도민들께서도 이번 협상 결과를 ‘현안 해결’의 프레임으로 평가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해서 비판에 눈감자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JDC는 뼈아픈 경험을 토대로 더 성찰하고 많은 교훈을 얻어야 한다.

지난해 취임한 저로서는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투자자 소송을 JDC의 가장 큰 현안으로 설정했고 그 현안을 해결하고자 1년간 열정과 능력, 그리고 모든 네트워크를 총동원했다. 버자야그룹과의 협상은 그렇게 도자기를 빚고 굽는 것처럼 어렵게 얻어낸 소중한 성과였다.

토지주와의 소송 결과가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즈음 제주도-JDC-토지주-지역주민 협의체를 구성하려고 한다. 그리고 JDC가 자랑하고 대표할 수 있는 예래동 사업지구에 토지주, 지역주민, 그리고 제주도민 모두가 환영하는 새로운 사업계획을 만들고 적극 추진할 것이다. 수익성과 공익성, 모두를 추구할 수 있는 대형 국책사업과 창의적인 수익사업 등을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쯤에 ‘예래의 새로운 꿈’을 도민들께 기쁘게 보고 드릴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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