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조리 연안 습지 보호구역은 제주 해안에서는 보기 어려운 습지와 갯벌을 소유한 바다다. 갯벌 해안과 조간대가 연약한 해양생물의 피신처이자 멀리 있는 길을 이동하는 철새의 휴식처가 되는 것처럼, 오조리 연안 습지 또한 많은 철새를 포함한 새들이 찾아온다. 성산읍 오조리 습지에는 약 250여 종의 새들이 서식하고 있을 정도로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특히 멸종위기 1급인 저어새, 2급인 노랑부리저어새와 물수리가 서식하고 있어 2023년 12월에 해양수산부가 연안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습지와 갯벌은 바다보다 손쉽게 땅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이점으로 개발의 대상이 되어 왔다. 전국적으로 거대한 공항과 신도시의 다수는 과거 습지 생물과 수많은 철새의 터전 위에 세워졌다. 제주 또한 동부의 연안 습지와 멀지 않은 곳에 제2공항 건설과 관광 개발 이슈가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고, 이에 따라 오조리가 더 보호의 대상이 아닌 개발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개발로부터 오조리 습지보호 지역을 지속해서 보전하고, 관리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문가나 행정이 아닌 시민들 스스로 모니터링에 참여하고 마을공동체가 준비하며 마을 어장을 중심으로 탐조대회가 이뤄졌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특히 동부지역은 철새들이 겨울을 지내는데 최적의 장소로 다채로운 철새들을 만날 수 있고, 다양한 멸종위기 야생생물도 관찰할 수 있다. 또한 ‘탐조대회는 단순히 조류를 관찰하는 것을 넘어 지역 주민과 타지역사람들이 함께 자연을 배우고, 느낄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최한다면 사람들에게 자연 보호의 중요성을 교육할 수 있고, 보전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오조리 습지를 보전한다는 것은 지역의 생태계를 지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생태를 지키는 것, 미래의 후손에게 가치 있는 생태를 남겨준다는 의미도 내포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탐조대회’와 같은 보전을 위한 노력에 끊임없이 동참해야 하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더 나은 자연의 가치를 지켜나가야 할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해양보호구역 확대를 위한 모색과 함께 현 제도의 한계점을 점검하면서 보호구역 지정이 실질적 보호장치가 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을 논의하는 일이 필요해 보인다.
오조리 갯벌 습지보호 지역 지정을 계기로 보호지역이 제주 연안으로 확대되고, 더 나아가 제주 연안 습지를 람사르 습지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길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