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노벨문학상 ‘채식주의자’를 읽고
[기고] 노벨문학상 ‘채식주의자’를 읽고
  • 서귀포방송
  • 승인 2024.11.1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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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아, 서귀포시 성산읍 주무관
고경아
고경아

이번 달에는 공무원 독서통신교육으로 채식주의자를 골랐다.

선택된 책은 대량주문으로 인해 좀 늦게 도착한다고 연락이 왔다. 며칠 전 도착된 그 책을 읽으며 한 대 맞은 느낌이 들었다. 폭력에 시달리며 살아온 여주인공의 삶을 그대로 따라가다보니 멍해졌다. 폭력으로부터의 자유를 꿈꾸며 채식주의로 자신을 지키려하던 여주인공이 슬픈 인생을 마감했다.

그녀를 돌봐주던 언니마저 방관자로 일관했던, 채식주의자 여주인공의 삶이 슬프다. 좀 더 적극적인 태도로 살면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까 말을 꺼냈더니 옆에 앉은 직원이 폭력을 지속적으로 당하면 그렇게 사는게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너무나 수동적인 그녀가 가여울수록 삶을 더 적극적으로 살아보지 하는 생각이 든다.

폭력을 당하고 폭력을 일삼는 사람들도 있다. 폭력으로 되갚으며 탈출구를 찾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그녀의 삶이 슬프다. 공격당해도 방어만 일삼다 채식주의자가 되고 나중에 곡기를 끊기까지해서 죽음을 선택한 그녀.. 그러나 난 명백히 이것은 선택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미 그녀의 삶은 정신병원에서의 삶이고 그 삶도 그리 희망적인 삶일 수 없기에 이해가 갔다. 그녀도 사랑받고 싶어하는 한 여자였을 뿐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사랑받고 싶어하는 그녀도 그녀의 몸에 그려졌었던 흩뿌려졌던 꽃잎처럼 사라졌다.

책은 빨리 읽혀져 나갔다. 정확히 무엇때문인지 모를 흡입력을 장착하고 여러 사람들 사이로 퍼져나가고 있다. 막히지 않고 읽어내려갈 수 있어서 좋았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음에 행복하다. 우리 어머니도 이 책을 읽으신다고 한다. 책을 빌려드려야겠는데 소장하고 싶어하셔서 책 한 권 사드릴까 한다. 한강의 남은 다른 책들을 성산일출도서관에서 빌려다 보아야겠다. 조금은 기다려야할 것 같다. 대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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