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걷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따뜻한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이 발걸음을 가볍게 만든다. 그 길 위에서 예상치 못한 풍경을 만나는 순간, 봄은 더욱더 특별해진다. 서귀포시 서홍동의 웃물교 벚꽃길이 바로 그런 풍경을 품은 곳이다.
변시지 그림정원을 지나 북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서홍동을 흐르는 작은 하천, 서홍천 위에 놓인 웃물교와 마주하게 된다. 다리 위쪽으로는 서홍천을 따라 이어진 산책길이 펼쳐지고, 길 양옆으로 벚나무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봄이 오면 가지마다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며, 이곳은 어느새 전혀 다른 풍경으로 변한다. 물이 흐르지 않는 고요한 하천이지만, 만개한 벚꽃이 그 곁을 물들이며 마치 잠시 멈춘 시간 속을 걷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웃물교 벚꽃길은 본래 지역민 사이에서만 사랑받던 산책길이었다.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 고스란히 전해졌고, 그 아름다움에 발길을 멈추는 이들이 하나둘 생겨났다. 그러던 것이 해를 거듭하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이제는 서귀포시를 대표하는 벚꽃명소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 특별한 봄의 풍경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기 위해 올해도 서홍동마을회가 준비한 〈세 번째 서홍동 웃물교 벚꽃구경〉행사가 찾아온다. 오는 4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 동안 웃물교 벚꽃길은 벚꽃과 어우러진 버스킹 공연, 푸짐한 먹거리 장터,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무료 체험부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봄날의 정취를 더욱 깊게 물들일 예정이다.
따뜻한 봄볕 아래 벚꽃 사이를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도 환해진다. 아름다운 웃물교 벚꽃길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걸으며, 올봄 가장 따뜻한 추억 하나를 만들어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