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누구를 위한 조직개편인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 새로운학교제주네트워크, 제주실천교육교사모임, 제주좋은교사운동 실질적인 학교 지원 방안 마련하라!!

2024-07-22     서귀포방송
성명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 등 교원단체들은 22일 성명을 내고 정무부교육감 신설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또한 제주도의회는 미래세대에 부끄럽지 않은‘의회로 거듭나기 바란다면서 조직개편안을 통과시킨 의회를 싸잡아 비난했다.

<전문>

누구를 위한 조직개편인가?

실질적인 학교 지원 방안 마련하라!!

정무부교육감 신설을 중심으로 하는 제주도교육청 조직개편안이 제주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제주도의회가 명분도 실리도 없는 이번 조직개편안을 부결시켜 도민의 자존심을 지켜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는 결국 무너졌다. 이번 개편안의 절차적 정당성과 내용적 타당성의 부족함은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이에 우리 교사단체는 이번 과정에서 보여준 제주도교육청과 제주도의회의 행태를 규탄하며, 이를 기록으로 남겨 제주교육의 자존심을 스스로 지키고자 한다.

1. 학교 현장 지원을 방패로 삼지 마십시오.

우리는 정무부교육감 신설과 조직개편 목적을 학교 현장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포장하는 뻔뻔함에 더욱 분노한다. ‘조직개편은 교육행정기관 고유 영역이라 현장 의견을 물을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학교 지원을 위함이라니 뻔뻔함을 넘어 후안무치하다. 교육감이 모든 학교 현장을 방문하면서 의견 청취를 했다고 하는데, 관리자와 차 마시고 가는 과정이 현장 의견 수렴이라고 할 수 있는가? 무엇을 지원할지도 우리가 알아서 결정할 테니 학교는 그냥 받으라는 전형적인 관치행정이다. 학교 현장과 동떨어진 정무부교육감 역할과 도교육청의 업무 효율화를 통해 학교 지원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논리에 대해 어느 누가 동의하겠는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도교육청 내부의 업무 처리 방식 및 조직문화를 점검하기 바란다. 학교를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학교 현장의 업무를 가중시켜 온 것이 바로 교육청이다.

2. 발언의 책임을 무겁게 생각하십시오.

이번 조직개편 과정에서 나온 모든 공식적인 발언은 마땅히 책임이 따름을 명확히 밝혀둔다. 교육감은 정무부교육감의 자격 및 역할과 관련한 섣부른 발언으로 많은 혼란과 논쟁을 만들었다. 작년 조직개편 심의 과정에서 교육청 실․국장의 발언 또한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루어진 발언이며 발언은 그 자리에 걸맞은 책임이 있다. 이런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망각한 상황들을 접하며 우리는 이번 조직개편안과 관련한 도의회의 기록과 기자회견, TV토론, 인터뷰 등 공적인 발언들을 모두 살펴보고 이를 기억하여 지켜볼 것이다.

3. 제주도의회 또한 미래 세대에 부끄럽지 않은‘의회’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의회는 주민을 대표하는 기능과 집행부의 통제 및 감시 기능을 수행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안 통과 과정에 의회는 주민을 대표하여 집행부를 통제하고 감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부 도의원들은 정무 역량을 갖춘 누군가의 대외협력 및 소통 사무의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그 자리가 왜 2급 고위직이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설명하지 못했다.

우리는 특히 교육위원회 심의 과정을 보며 자괴감마저 들었다. 정무부교육감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학교 현장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를 도민을 대신해서 묻기는커녕 어떻게 주말에 이루어지는 각종 단체의 외부 행사 참여를 정무부교육감 필요성과 연결할 수 있단 말인가? 각종 지역 행사에서 인사말과 축사, 기념 촬영을 하는 것이 정무부교육감의 역할인가? 도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무거운 책임감이 함께 따른다는 점을 명심해야만 할 것이다.

이번 조직개편이 통과되었다고 해서 모든 현안과 논란이 종결되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번 결과는 새로운 과제를 남긴 것이며, 과정 자체만으로도 제주교육에 큰 상처를 남겼다. 우리는 이번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었고 어떤 태도들이 있었는지를 모두 기억하고 있다. 앞으로 이어질 과정에 대해서도 학교 현장의 눈으로 계속 지켜볼 것이다.

2024. 7. 22.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 새로운학교제주네트워크, 제주실천교육교사모임, 제주좋은교사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