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친 일상에 강력한 영양제, ‘친절’
이수안, 서귀포시 여성가족과 주무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며 택배배송이 급증할 때, 한 집주인이 엘리베이터가 없어 미안한 마음에 고심하던 중, 택배기사님께 고마움을 표현하려 집 앞 한편에 음료 바구니를 만들어 놓았고 늘 수고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메모도 잊지 않았다. 이를 본 택배기사는 CCTV를 향해 꾸벅 인사하며 감사한 마음을 보답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까지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어쩌면 배송일로 고된 하루를 보내고 있었을 기사님께 작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크게 와닿았을 집주인의 친절은 한사람의 하루를 좋은 추억으로 만들어 주었다.
택배 기사님뿐만 아니라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주어진 삶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가며 각자 인생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예상치 못한 친절은 우리 마음을 따듯하게 만들고 지친 일상에 강력한 영양제가 된다.
작게는 동료에게 따듯한 말 한마디 건네는 일부터 길을 잃은 관광객에게 다가가 선뜻 길을 알려주는 일까지. 친절은 늘 일상 속에 함께하며 받은 이와 주는 이 모두에게 강하고 오랜 여운을 남긴다. 누구나 인생에 기억에 남는 친절 하나쯤은 있듯이, 각자 힘겨운 싸움을 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친절은 앞으로 나아갈 힘을 준다.
한 초등학생이 지은 시를 인용해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선생님은 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짜는 정말 많다. 공기 마시는 것 공짜, 하늘 보는 것 공짜, 꽃향기 맡는 것 공짜... 미소짓는 것 공짜” 이렇듯 친절도 공짜다. 미소를 시작으로 너무 아끼고만 살았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는, 우리에게 주어진 무한한 자원 ‘친절’을 오늘부터 베풀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