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주4.3 학살과 르완다 제노사이드

윤산 강행원 (화가, 시인, 서귀포시)

2023-04-05     서귀포방송
윤산

한국사회는 제주4.3사건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학살(제노사이드)이 표현된 제주4.3학살사건이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벌써 10년전 르완다에서 여행가서 본 각종 책들 제목은 학살(제노사이드)를 공식적으로 다루는 책들이 많이 있었다.

르완다는 우리와 달리 학살을 해온 마을 모든 곳에서 마을재판을 했다고 한다. 즉 피해자에게 사죄를 하고, 피해자들이 속한 마을공동체에서 결정한 판결에 따라 마을에서 온갖 잡일을 하는 최소한의 처벌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 한국사회는 아이들에게 우리 공동체에서 일어난 야만의 역사를 가르치지 않고 외면하고 있다. 마치 일본이 교과서에 자신들이 침략전쟁을 하지 않았다고 왜곡하는 것과 동일하다.

진실을 외면하며 반성하지 않고 회피한다고 죄가 사라지지 않는다.

얼마전 전두환 손자가 광주에서 사죄 모습을 보여 줬다. 전두환 손자와 같은 젊은이는 비로서 시민이 된 것이다. 우리시대는 깨어난 시민들과 함께 역사를 매듭짓는 과정이 있어야만 미래를 향할 수 있다.

비록 희망사항이지만 친일파 기득권 후손들도 자신의 정체성을 유전자가 아닌 이땅의 역사성을 이어받아 전두환 손자처럼 부끄러워 할 줄 알고 반성하는 시민이 되는 길에 동참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