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변시지화백 작품 감상문, 길 없는 길

글 조태홍

2019-06-20     서귀포방송

길 없는 길

(변시지 화백을 만나자)

오랫만에 변시지예술공간에 갔다.

늘 넉넉한 미소로 모두에게

여유로움을 주는 변정훈이사장이

반갑게 맞이한다.

사무실 한가운데 놓여있는 그림 한점.

변시지 화백의 작품이다.

넋 놓고 보고 있자니 그림속의 사람이

내가 된 듯 그림속으로 빠져든다.

변시지!!!!?

끝없이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내고,

그 이야기가 번잡스럽지도 속되지도 않다.

변정훈이사장에게 물어본다.

제목이 무엇인가를....

그림을 보고 느끼는 사람의

생각이 제목이라고 한다.

우문현답.

고개를 돌려 다시 그림을 본다.

난 무슨 이야기 나눴는가?

무엇을 보았는가?

웃음이 나온다.

헛웃음.

내가 본 건 껍데기.

그림속 집은 모두 빈집이다.

대문엔 정랑이 걸쳐 있지 않다.

무문이다.

집은 왼쪽은 닫혀 있고

오른쪽은 열려 있다.

임자 없는 책상만 덩그러니....

가운데 길은 막혀 있다.

멀리 땅이 보이고

그곳에는 말 한마리가 있다.

태양은 여전히 빛나고....

길을 찾는 사람은 외로이 길을 찾는다.

변시지화백은 어떤 길을 원했을까?

그 길이 무엇이건 고독의 길이다.

왜? 힘들고 외로운 고통을 스스로 찾아 갔을까?

그 길의 끝은 어디일까?

보이지 않는 그 길을 찾아 저 말을 타고

언제 힘차게 대지를 박차고

원하는 그 곳으로 갈까?

그렇다 그는 길을 찾는게 아니라

길을 만들고 있었다.

아직도 난 미로를 헤메고 있다.

그는 길 없는 길을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