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조리 연안습지 보전관리 방안 토론회 열어
마을 차원의 연안습지 보호지역 의지 피력
지난 26일 ‘제주 동부지역 오조리 연안습지 보전관리방안 토론회’가 오조리 마을회와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개최로 오조리 마을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성산읍 오조리 연안습지가 지속적인 오염과 난개발로 인해 심각한 파괴에 직면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주민참여에 의한 관리방안을 고심하면서 오조리 연안습지를 제대로 보전하기 위해 연안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지를 중심에 두고 토론이 진행됐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제주도 습지정책의 평가와 보전관리 방향을 연안습지를 중심으로 발표했고, 강창완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 지회장이 오조리 연안습지의 철새 도래 현황 및 보전 방안에 대해 그간의 조사결과 등을 토대로 발표했다. 이어서 고제량 제주생태관광협회 대표가 습지보호지역의 주민참여 사례와 활용방안을 발표했고, 최정원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 사무관이 습지보호지역의 지정 취지와 절차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발제에 나선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최근 제주도가 수립한 습지보전 실천계획에서는 연안습지가 아예 빠져있다며 연안습지에 대한 정책적 무관심을 질타했다.
이에 따라 연안습지를 포함하는 습지보전 실천계획을 수립하고 습지보전을 위한 기초조사와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안습지에 서식하는 법정보호종 중 환경부가 지정한 종만 보호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해양수산부와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법정보호종과 미지정됐으나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직면한 생물 등을 포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보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철새 보호 관리방안도 강화되어야 하며, 습지의 지형·지질학적 가치를 충분히 살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런 습지보전 방안을 고려했을 때 오조리 연안습지는 제주도를 충분히 대표하는 습지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성산일출봉 등을 조망하기에 탁월한 경관적 가치를 고려했을 때 연안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결론지었다.
고제량 제주생태관광협회 대표는 마을에 보호지역이 생긴다면 재산권 행사제한 등의 피해 먼저 생각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그만큼의 주민의 복리 증진에 필요한 지원들이 많아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조리 연안습지도 보호지역으로 지정된다며 각종 지원을 통해 생태교육, 생태관광과 접목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직접적인 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끝으로 발제에 나선 최정원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 사무관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주민들의 동의라며, 오조리 마을회 차원에서 큰 관심과 추진 의지를 보이는 만큼 오조리 연안습지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조리 연안습지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된다면 제주도에 첫 연안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는 만큼 해양수산부 차원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며, 지정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진행된 토론은 문상빈 제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이 좌장을 맡아 이번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고기봉 오조리 마을 이장과 좌종헌 제주국제대학교 교수, 정상배 제주자연학교장, 양동진 제주도 해양산업과 해양관리팀장이 발제한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을 이어갔다.
먼저 토론에 나선 고기봉 오조리 마을 이장은 습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며, 오조리 연안습지가 마을 발전과 미래세대를 위해 반드시 연안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돼야 함을 피력했다. 특히 오조리 연안습지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된다면 국가대표 연안습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보호구역의 지정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보호구역으로의 지정이 오조리 마을에 양질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며, 제주도 대표적 생태관광지, 생태교육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주민들 역시 함께 노력할 것임을 약속했다. 이에 더해 고기봉 이장은 해양수산부와 제주도에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오조리 마을, 오조리 연안습지가 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줄 것도 거듭 요청했다.
양동진 제주도 해양산업과 해양관리팀장은 지역주민들이 자연환경보전을 위해 자발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매우 감명깊다며 오조리 마을이 제주도 환경보전에 중요한 초석을 놓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미래지향적인 지속가능한 제주가 될 수 있도록 습지보전방안과 보호구역 지정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서 진행된 종합토론은 주민들이 한결같이 오조리 연안습지의 오염과 파괴가 극심하다며 이에 대한 제주도와 해양수산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특히 이번 토론회를 통해 오조리 연안습지에 대한 중요성과 가치를 다시금 확인했다며, 주민들이 오조리 연안습지 보전에 관심과 열의가 큰 만큼 반드시 연안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제주도와 해양수산부에 요청했다.
이번 토론회를 공동개최한 제주환경운동연합 정봉숙 공동의장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오조리 연안습지 보전에 대한 주민들의 강한 의지가 확인됐고, 해양수산부 역시 연안습지 보호구역 지정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한 만큼 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오조리 마을, 시민사회, 제주도, 해양수산부가 합심해서 오조리 연안습지을 보호지역으로 빠르게 지정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