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화백의 그림과 시 12] 해녀

문상금 시인

2022-02-20     서귀포방송
우성

해녀

                              문 상 금

호오이 호오이

휘파람새가 날아든 줄 알았는데

 

비 내리는 바다에

숨비질 하는

점 하나

 

등허리에 비스듬히 빗창 차고

이승과 저승

들락날락

 

그 질기디 질긴 목숨

열두 길 물 속에서

시를 쓴다.

 

섬과 섬 사이에

흰 등대처럼

 

한낮에

누구를 위하여

불 밝히나

 

순비기꽃이 피려면

멀었는데

 

한참을

멀었는데

 

오늘은 화엄의 바다에

해화가

활짝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