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녹나무를 사랑하는 두 작가

2021-10-28     장수익 기자

제주에서만 자라는 녹나무의 효능은 뛰어나다.
녹나무 잎차를 늘 마시면 심장이 튼튼해지고 뱃속의 기생충이 없어지며 감기, 두통, 불면증 등이 잘 낫는다고 한다. 

그런데 제주에서 활동하는 두 남자가 녹나무의 매력에 흠뻑 빠지면서 뛰어난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어느날 제주시 저지리에 위치한 라온골프클럽에서 자라는 녹나무가 세그루나 된다는걸 알게된 라온건설 손천수회장은 골프장에다 녹나무를 더 심고 녹나무 애호가로 나선다.
머침내 장영준 사진작가와 함께 녹나무를 주제로 사진들을 찍고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까지 이어오고 있다.


(녹나무의 유래)
옛날 중국 북산이라는 지방에 법운사라는 큰 절이 있었다.  

절에는 스님이 수십명이나 되었고, 신도들도 매우 많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불공을 드리러 오는 사람들이 마치 개미가 집을 옮기는 듯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절 안에 큰 뱀이 한 마리 기어 들어와 몇 사람을 물어 죽였다. 

절에 있던 스님들이  모두 뱀을 피해 도망가고 신도들도  찾아오지 않게 되자 절은 오래지 않아 폐허로 변했다. 

큰 뱀 한마리로 인해  사람이 들끓던 절이 좋지에 아무도 얼씬하지 않는 황량한 장소가 되어 버린 것이다. 
몇 년이 지난 이른봄 이런 사정을 모르는 한 떠돌이 거지가 그 절에서 묵게 되었다. 

밤이 되자 추워져서 땔감을 찾아 보았으나 마땅한  것이 보이지 않았으므로 거지는 절간  마당에 흘어져 있는, 스님들이 신다가 버린 나막신을 주워 모아 불을 지폈다. 

나막신들은 모두 녹나무로 만든 것이었다. 

불 힘이 세고 타면서 진한 향기가 났다. 

거지는 불 곁에서 따뜻하게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난 거지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바로 옆에 거대한 뱀 한  마리가 누워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자세히 보니 뱀은 배를 하늘로 향한 채 죽어 있었다. 

법운사에 있는 큰 뱀이 죽었다는 소문이 퍼지자 근처에 사는 주민들이 죽은 뱀을 보기 위해  몰려 왔다. 사람들은 큰 뱀이 무엇 때문에 죽었는지 궁금했다. 

그중에 생각이 깊은 한 사람이  말했다. 
“이 뱀은 녹나무가 타는 향기에 질식되어 죽은 것이 틀림없어. 겨울잠을 자고 나옴 뱀이 따뜻한 불 옆에 몸을 녹이러 왔다가 질식된 것이지. 녹나무  향기가 뱀을 죽이는 효능이 있는 게야...”

녹나무 향기가 뱀을 죽인다는 소문이 널리 퍼지면서  사람들은 이른봄이 되면 집집마다 마당에 녹나무를 태워 나쁜 벌레와 병마를 쫓는 풍습이 생겨 났고 이 풍습은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