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영기념관, 독립군 생일 개최

신흥무관학교 개교 114주년 맞아 총 한 번 잡아본 적 없는 농사꾼과 서생들이 독립군이 되었듯, 오늘은 시민이 배우가 된 날 시민 낭독극, 태극떡, 꽃갈피 나눔 등 시민이 만드는 독립운동 기념행사 열려

2025-06-15     장수익 기자

(사)우당이회영기념사업회(이종걸 이사장)는 이회영기념관 개관 4주년과 신흥무관학교 개교 114주년을 맞아 6월 10일 시민과 함께하는 기념행사 '독립군 생일'을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회영기념관은 2021년 6월 10일, 신흥무관학교 개교일에 맞춰 서울 남산예장공원에 문을 연 뒤, 지난해 20세기 벽두 선교사들이 지은 종로구 '사직동 묵은집’으로 이전해 독립운동역사를 현재화하는 ‘시민 벗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당이회영기념사업회는 독립군 3,500여 명을 길러낸 신흥무관학교 개교일을 ‘독립군 생일’로 삼아, 그 뜻을 기리고 시민과 함께 기념하는 행사를 해마다 이어오고 있다.

올해 행사는 작년 가을 시민과 함께 기념관 마당에 심은 우리 종자 ‘앉은뱅이밀’과 기념관 마당에 자란 우리 풀꽃나무로 만든 ‘꽃갈피’를 참석자들에게 나누며 시작됐다. 또한 사직동 묵은집과 인연이 깊은 배화여자대학교 학생들(창업동아리 ‘다울’)이 만든 독립군 생일떡인 ‘태극떡’도 함께 나눴다. ‘태극떡’은 북만주, 미주, 연해주 등 이역에서 싸운 독립군들을 기리기 위해, 이회영기념관이 기획한 생일떡이다. ‘태극떡’은 독립운동과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사업에 널리 활용할 계획이다.

시민배우들은 무대에서 이회영과 이은숙이 되어, 작년 11월 기념관에서 초연된 편지극 '답신'을 공연했다. 총 한 번 쥐어본 적 없는 농사꾼과 글방 서생들이 독립군이 되었듯, 연극을 처음 해보는 시민들이 배우가 되는 날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신흥무관학교 개교 114주년을 맞아, 이 학교와 이회영 6형제의 독립운동을 본격적으로 조명한 연구서 '신흥무관학교와 망명자들'의 재출간 소식을 함께 알렸다. 이날 기념행사는 책의 저자이자 이회영기념관 명예 관장인 서중석 교수가 참석해 신흥무관학교의 역사적 의미를 짚는 짧은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이회영 선생의 손자 이종걸 이사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김창규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과 조광 제14대 역사편찬위원장이 축사를 전했다. 또한 올해 99세를 맞은 이문창 국민문화연구소 명예회장을 비롯해 이상룡 선생 손자 이항증, 윤봉길 의사 손녀 윤주경, 윤기섭 선생 손자 정철승, 김상옥 의사 손자 김세원, 김경천 장군 증손녀 김올가 등 여러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자리를 함께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축하공연은 송예빈(편작곡·피아노), 김대호(피리) 이혜진(노래) 청년예술가들이 꾸몄다. 지난해 '청년 이회영 문화사업’의 일환으로 독립운동노래를 새롭게 창작한 곡 <격검가>와 <신흥무관학교 교가> 등 독립운동을 주제로 한 변주가 펼쳐졌다.

해당 사업은 올해 7월부터 ‘2025 청년 이회영 문화사업’ 청년 예술가 공모를 시작으로 새롭게 이어갈 계획이다. 앞서 지난 4월 1일(1919년 음력 3월 1일, 유관순 열사가 만세를 외친 날)은 해당 사업을 통해 제작된 <대한이 살았다>(김이당), <격검가>(소리놀음) 음원과 영상이 공개된 바 있다.

이 행사를 기획한 서해성 감독은 “신흥무관학교 개교일을 독립군 생일로 삼은 것은 신흥무관학교 졸업생 3천여 명뿐 아니라 숱한 독립군들을 기억하고자 하는 뜻이다. 함께 기억하고 또 기억하는 것이 역사다. 6월 10일은 처음 모시는 독립군 생일잔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