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시인 시시콜콜 제주살이(7)

글 사진 정희성 농부시인

2019-02-05     서귀포방송

농부시인 시시콜콜 제주살이(7)

네 시 삼십 분, 작은 예배당에서 드리는 새벽기도. 단순소박하게 살아도 기도꺼리는 많다. 가족과 벗들, 이웃과 마을과 나라... 가장 절박한 기도는 결국 내 자신을 위한 것이다.

하나님께 나아가 오늘 하루 첫 음성을 드리는 시간은 내게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회개하고 결단하는 시간이다. 게으름과 불손, 옹졸함 등등 나의 비루한 겉사람이 '날마다 죽기'를 간구하는 시간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새벽 다섯 시, 짧은 귀갓길에도 생각이 많다. 어제가 섣달 보름, 무심한 보름달이 구름을 가르고 있다. 화목난로로 온기를 지피고 고요히 가라앉는 시간. 나는, 오늘 하루 또 살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