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정희성 농부시인
오월은 묘하게 느릿느릿하다. 사월 귤밭 전정이며 시비, 제초까지 한참 바쁘게 일하고 난 뒤여서일까? 단막극의 막이 내린 후 아쉬움 같은 정적이 뜰을 감싼다.
귤꽃이 피고, 하귤 아래 함박꽃까지 피었으니 이제 장미를 기다리면 될 것이다. 그리고 묵언 패 하나 사립문에 내걸고 조용히 몸과 마음을 되돌아볼 때다.
머지않아 태풍이 섬에 몰아치면 오월의 눈부신 하루가 몹시 그리워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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