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문명사 칼럼] 바다의 우유, 굴 이야기
[인류문명사 칼럼] 바다의 우유, 굴 이야기
  • 서귀포방송
  • 승인 2021.05.07 03: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익희 칼럼니스트.
KOTRA 밀라노 무역관장. 세종대학교 대우교수.
(저서) 유대인 이야기, 세 종교 이야기 등 다수
홍익희 칼럼니스트
홍익희 칼럼니스트

세계에서 굴 먹기 가장 좋은 나라가 우리나라이다. 우선 값이 싸다. 세계에서 가장 싸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보면 굴이 귀할 뿐 아니라 그 가격이 무척 비싼것에 있어 놀라곤 한다. 굴은 바닷물에 부유하는 갯벌 미생물을 잡아먹고 사는 생물이다. 굴은 하루에 6~7의 갯벌 물을 빨아들이고 뿜어내기를 반복하며 영양분을 섭취한다. 생굴은 되도록 산 당일에 먹는 게 좋다.

유럽에는 우리나라와 달리 갯벌이 거의 없어 양식이 어렵고, 잘 잡히지도 않기 때문에 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그 차이는 바로 갯벌의 유무에서 오는 생산량의 차이다. 굴 생산에 있어 우리는 중국 다음, 즉 세계 2위이다. 그러나 중국은 식문화 자체가 날것을 지양하기 때문에, 생굴을 잘 먹지 않는다. 따라서 날것을 신선하게 먹는 것으로 치자면, 우리나라가 굴 먹기 가장 좋은 나라이다.

굴이 식용으로 이용된 역사는 매우 길다. 선사시대 초기, 인류는 굴과 조개가 사는 갯벌 근처에 종종 터를 잡았다. 굴 껍질이 우리나라 선사시대의 패총에서 가장 많이 출토되는 이유이다. 동국여지승람에도 굴이 강원도를 제외한 770고을의 토산물로 기록되어 있다. 이것으로 미루어 굴은 우리나라 연해에 널리 분포되어 옛날부터 즐겨 먹어왔음을 알 수 있다.

세계 굴 생산은 2008년 이후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3년 세계 생산동향을 살펴보면 연평균 530만 톤 가량 생산되고 있다. 굴 생산량 순위는 중국, 한국, 미국, 일본, 프랑스 순으로, 중국은 전 세계 굴 생산량의 80% 이상을 생산하는 굴 양식 대국이다. 한국의 2018년 굴 생산량은 341,684톤에 달한다. 일본도 생산량이 적은 편이 아닌데도 한국의 생산량이 2배 가량 많다. 이는 한반도가 전 세계에서도 가장 좋고 넓은 갯벌이 존재하여 굴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굴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다 보니 품질도 매우 좋다. 생산량의 과반수가 국내에서 생굴로 소비되고, 나머지는 건굴이나 통조림으로 가공되어 수출된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등).

자연산 굴과 양식 굴은 외형으로 구분하기 쉽다. 자연산은 바닷물에 잠겼다가 공기에 노출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파도에 휩쓸려가지 않게 껍데기가 얇고 물결무늬가 있다. 반면에 양식 굴은 계속 바닷물 속에서 자라기 때문에 둥글넓적하고 크게 자란다. 양식은 크기 때문에 먹기엔 편하지만 맛은 자연산이 더 진하다는 것은 잘못된 내용이다. 굴의 맛은 키우는 지역에 따라 다르다. 서해안 쪽의 양식은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곳에서 키우기 때문에 바닷물에 잠겼다가 공기에 노출되는 것이 반복되어져 자연산 맛과 거의 같다.

굴은 흔히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영양가 높은 해산물 중 하나이다. 굴에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다. 비타민A, B1, B2, B12, 철분, , 망간, 요오드, , 칼슘, 아연 등이 많다. 특히 굴에는 아연이 풍부한데, 아연 성분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촉진하고, 정자의 생성과 활동을 돕기 때문에 정력에 좋다고 한다.

굴이 워낙 진미이다 보니 고대 로마에서는 파티 음식에 항상 올라오는 식품이었다고 한다. 철학자 세네카의 경우에는 매주 1,200개의 굴을 먹었으며, 카이사르의 갈리아 정복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기록되었을 만큼 로마인들은 굴을 좋아했다.

프랑스 앙리 4세도 전채로 굴 300개를 먹기도 했다. 카사노바는 자신의 정력 비결이 굴이라고 했으며, 아침에 목욕하고 나서 하인이 가져다주는 굴을 50개씩 까먹었다고 한다.

 

서귀포방송을 응원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이 서귀포방송에 큰 힘이 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0 / 400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