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개혁칼럼] 숲을 보는 인간
[의식개혁칼럼] 숲을 보는 인간
  • 서귀포방송
  • 승인 2021.03.30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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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근태 칼럼니스트. 한스컨설팅 대표.
미국 애크런대 공학박사. 대우자동차 최연소 이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한근태 칼럼니스트
한근태 칼럼니스트

지식 시대가 되면서 평생학습은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의 숙제가 되었다. 평생학습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이를 성취할 것이냐 하는 문제 또한 중요하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여러 사람과 같이한 적이 있다. 금융회사를 상대로 하는 프로젝트였는데 영역이 새롭고 넓어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아야 했고 나는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그들과 몇 달간 같이 일했다.

완전 별개 분야의 사람들이 한 가지 목적으로 만나 일을 하는 게 흥미로웠고 그 과정에서 배우고 느낀 바가 많았다. 경제학, 심리학, 교육학, 공학 등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졌고 기업체 사장, 교수, NGO 등 직업도 다 달랐다.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늘 지적 자극을 받았다. 같은 이슈를 놓고도 생각하는 것이 참 다양했다. 사용하는 용어, 접근 방법, 사용 도구도 달랐다.

나 같이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사례와 경험과 통찰력에서는 유리하지만 틀을 만드는 데에는 서툰 반면 교수들은 논리적이고 틀을 만드는 데 뛰어났다. 내가 생각과 사례를 이야기하면 교수는 그 사례를 논리의 틀에 맞춘다. 구슬을 만드는 사람과 구슬을 꿰는 사람이 구분되는 것이다. 이것이 시너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공이 다르고, 시각이 다르고, 하는 일이 다르고, 주특기가 다른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일을 한다는 것은 효과가 있고 본인에게도 유익하다는 깨달음이 왔다.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나 시상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잡종 강세는 그런 의미에서 진리다. 비슷한 사람들끼리의 교류 못지않게 다른 사람들과의 폭넓은 교류는 발전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자동차도 휘발유 차보다는 휘발유와 전기를 다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인기를 얻고 있다. 개인도 한 가지만을 잘하는 사람보다는 멀티플레이어가 각광받는 시대다.

주식회사 남이섬의 강우현 사장은 잡종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다.

디자이너 출신인 그는 원래 CI(Corporate Identity) 회사를 운영했는데 우연히 남이섬을 놀러 갔다가 사람이 하나도 없는 데 충격을 받았고 남이섬을 한번 혁신해보라는 오너의 주문을 받고 일을 시작했다.

"우리는 돈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사람들을 재미있게 하여 오게 만드는 것입니다. 한 번 온 사람이 다시 오게 만드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면 남이섬은 망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재미를 추구합니다. 편안한 휴식을 추구합니다. 그래서 사람들로 하여금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그의 경영방식은 일반인의 생각과는 완전히 다르다. 예전 남이섬과 지금의 남이섬은 완전 다른 세상이다. 추운 겨울에도 일본과 대만의 관광객으로 넘쳐난다. 남이섬이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전혀 다른 DNA를 가졌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다산 정약용, 연암 박지원은 모두 여러 분야를 넘나든 사람이다. 깊게 파려면 넓게 파야 한다. 여러 분야가 서로 모여 자극을 주고받으며, 배우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재 우리의 문제 중 간단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런 문제는 다 해결했다. 남은 것은 모두 복잡한 문제뿐이다. 통섭이라는 접근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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