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개혁칼럼] 안 해도 되는 일을 너무 잘하고 있지 않은가
[의식개혁칼럼] 안 해도 되는 일을 너무 잘하고 있지 않은가
  • 서귀포방송
  • 승인 2021.03.19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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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근태 칼럼니스트. 한스컨설팅 대표.
미국 애크런대 공학박사. 대우자동차 최연소 이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한근태 칼럼니스트
한근태 칼럼니스트

조직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고객을 만족시키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조직과 고객을 만족시키지 않아도 생존에 별 문제가 없는 조직이다. 사실 생존에 문제가 없는 조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단기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몰리는 공무원이 대표적이다. 공무원이 그렇게 안정적일까? 공무원은 세금으로 먹고산다. 그 세금은 누가 내는가? 공무원은 누구를 위해 존재할까? 그들의 고객은 누구일까? 그들은 말로는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과연 그들이 국민을 위해 존재할까? 난 동의하지 않는다.

원래는 국민을 위해 공무원이 만들어졌지만 요즘은 뒤집어졌다. 국민들이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국민들은 공무원들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 뼈 빠지게 일하지만 그들은 고마워하는 대신 온갖 규제와 간섭으로 국민들을 힘들게 한다. 현재 한국의 생산성을 낮추는 제1의 원인이 바로 공공기관의 생산성이다. 일일이 거론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않는다.

교육부를 예로 들어보자. 전 국민이 그들의 고객이다. 학생, 학부모, 선생님, 대학 등은 그들의 핵심 고객이다. 무기명으로 만족도 조사를 하고 만족도가 70점 이하이면 한국의 교육부 대신 미국이나 싱가포르의 교육부가 일을 한다고 가정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다음 회계연도에 교육부가 계속해서 일을 맡을 수 있을까? 만약 교육부가 하는 일을 반값에 삼성이나 엘지 같은 민간 기업에 외주를 준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민간 교육기관에 위탁을 한다면 고객들 반응이 어떨까?

앞으로는 국민이 국가를 선택할 것이다. 아니, 실제 영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브렉시트 때문에 불안감을 느낀 기업들이 빠져나오고 있다. 최근 청소기로 유명한 다이슨이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기겠다고 선언하자 난리가 났다. 배신자라고 욕하는 사람까지 있다는 말도 들었다. 그게 배신일까? 그 나라에서 사업하기 힘들어 다른 나라로 본사를 옮기는 게 배신일까? 이런 일이 한국에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을까? 만약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본사를 뉴욕으로 옮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산성은 일을 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해야만 할 일을 올바른 방법으로 하는 것이다. 영어로 하면 Do the right thing right. 해야만 하는 일은 방향성에 관한 것이다. 그 일이 해야만 하는 일인지, 영양가 있고 고객에게 가치를 주는 일인지에 관한 것이다. 앞의 것은 효과성effectiveness에 관한 것이고, 뒤의 방법은 효율성 efficiency에 관한 것이다.

정말 해야만 하는 일은 다소 방법이 서툴러도 괜찮다. 최악은 정말 하면 안 되는 일을 효과적으로 하는 것이다. 생산성은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 이상을 뜻한다. 생산성의 첫걸음은 고객을 의식하는 것이다. 우리 조직이 왜 존재하는지, 고객들이 우리를 정말 필요로 하는지 늘 인지하고 정말 영양가 있는 일, 그들에게 도움 되는 일,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여러분이 속한 조직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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